자연·공학계열 순위 분석
포스텍, 등록금 12배 학생에 투자
서울대 자연계열 연구의 질 '톱'
단국대 11위…창업지원 활발
[ 임기훈 기자 ]
KAIST는 1994년 창업보육센터를 설립했다. 창업 지원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 국내 처음으로 센터를 세웠다. KAIST를 ‘창업의 메카’로 자리 잡게 한 밑거름이었다. KAIST 출신이 국내에서 창업한 기업은 네이버 나노엔텍 등 1245곳(2013년 말 기준)에 이른다. 이들 기업은 3만3000여명을 채용해 연간 10조원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KAIST는 올해 학사와 석사과정을 통합한 ‘창업석사’ 제도를 도입했다. 창업 지원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창업하면 석사학위를 주는 게 핵심이다. KAIST 관계자는 “2025년까지 학사 졸업생의 10%가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릴 계획”이라며 “융합교육과 창업 교과, 동문기업 인턴십 등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한편 원스톱 창업지원 공간인 스타트업 빌리지도 건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창업 지원이 공대 순위 갈라
KAIST는 공과대학 평가에서 한양대(서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창업 지원 부문에서 서울대(47위) 포스텍(24위) 등 이공계 정상을 다투는 대학 상당수가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KAIST는 상대적으로 높은 9위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KAIST는 교육의 질, 연구의 질 부문에서 각각 공학계열 3위와 2위를 차지했다. KAIST는 학년 구분이나 입학 당시 학과 구분이 없다. 1986년부터 무학년·무학과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신입생 모두 1년간 대학 생활을 보낸 뒤 원하는 학과를 선택한다. 학과 정원이 따로 없기 때문에 학과 선택이 자유롭고 이후에도 전과나 복수전공, 부전공 등에 제한이 없어 학문적인 역량을 키울 수 있다.
포스텍, 압도적인 교육비 지원
KAIST에 이어 공학계열 3위부터 5위는 포스텍, 성균관대, 서울대가 차지했다. 고려대(서울), 연세대(서울)는 나란히 공동 6위를 차지했고 UNIST(울산과학기술원), 서강대, 중앙대가 8~10위에 올랐다.
포스텍은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이 강점으로 분석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국 사립대학 가운데 교육비 투자가 가장 많은 곳이 포스텍이다. 학생 1인당 연간 8447만원을 썼다. 국내 사립대학 1인당 평균 교육비(1192만원)의 7배 수준에 이르는 금액이다. 등록금 중 얼마를 교육비로 쓰느냐를 나타내는 등록금 환원율도 1210.07%로 가장 높았다. 사립대학 평균치는 168.87%였다.
2009년 개교한 UNIST도 주목받았다. 공학계열에서 교육의 질 1위, 연구의 질 8위를 기록했다. 학교 관계자는 “교내 장학금과 국가장학금, 교수 확보율에서 국내 최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자연과학계열에서 ‘이름값’
자연과학대학 중에서는 1위인 한양대에 이어 서울대 KAIST 성균관대 연세대(서울)가 2~5위를 차지했다. 포스텍 고려대(안암) 서강대 UNIST 중앙대가 6~10위를 기록했다.
서울대 자연과학계열은 연구의 질 부문에서 1위(공학계열은 5위)를 차지해 종합 2위에 올랐다. 서울대 자연과학계열의 ‘연구의 질’ 점수는 87점으로 2위인 KAIST보다 5점이나 앞섰다.
단국대도 자연과학계열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냈다. 종합 순위와 공학계열은 각각 14위와 15위에 그쳤지만 자연과학계열은 11위를 기록했다. 다른 대학의 자연과학계열에 비해 ‘창업 및 취업 지원’(2위)이 활발해 정량 평가에서 7위를 차지했다. 특히 학생 창업률(1위), 창업 전담인력 수(5위) 등 창업 지원 세부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