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내년 세계 최초 운영
전자발찌 부착 2500여명 대상
범죄성향·행동패턴 실시간 분석
이상땐 보호관찰관에 즉각 통보
[ 고윤상 기자 ] 법무부가 성범죄자의 재범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고 단속에 나서는 ‘범죄징후 사전예측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부터 시범 운영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등장하는 범죄 예측 치안 시스템을 참고했다. 영화 속 최첨단 치안 시스템 ‘프리크라임’은 모든 범죄(시간, 장소, 범인)를 예측하지만 법무부가 준비 중인 시스템은 발목에 전자발찌를 부착한 성범죄자 2500여명이 대상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7일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 성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 재범 위험성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인식하고 보호관찰관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사업 추진을 위해 특정범죄관리과 산하에 ‘지능형 전자감독 시스템 구축 태스크포스(TF)’를 꾸릴 예정이다.
법무부는 2008년 이후 △2회 이상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거나 △13세 미만 어린이를 상대로 성폭력을 가한 범죄 ?△가석방이나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난 보호관찰 대상 성범죄자 등에게 전자발찌를 채우고 위치를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위치만 확인할 뿐 재범 징후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사전예측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내년부터 자동 감시 시스템이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 개인의 다양한 정보를 분석한다. 재범 징후를 보이는 즉시 담당 보호관찰관에게 알려 현장에 출동하게 한다. 전자발찌 부착자의 위치정보는 물론 골목 등 지리적 특성, 활동시간, 판결문에서 드러난 범죄 성향과 상담을 통해 얻은 정보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관리할 계획이다. 밤 10시께 초등학교 근처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비슷한 시간에 해당 장소를 찾으면 감시 시스템이 이를 자동으로 확인, 보호관찰관에게 현장 확인을 지시하는 식이다.
법무부는 이동통신사로부터 연령대별 여성 유동인구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지리통계 데이터를 구매해 성범죄 예방에 활용할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범죄자의 평균 재범률은 1.7%로 일반 성범죄 재범률인 14.1%보다는 낮지만 범죄가 발생하면 사회적인 반향이 크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외에도 재범을 막기 위한 다양한 감시 시스템이 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다양한 요인을 예측해 범죄 징후를 파악하는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은 한국이 세계 최초라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미국 필라델피아, 시카고, 샌타크루즈 등이 통계 분석을 통해 범죄 징후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갖췄지만 개인의 특이한 범죄 징후를 예측하거나 실시간으로 감시하지는 않는다. 캐나다의 범죄 예측 시 뵀滂?범죄자 개인의 범죄 사실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뒤 범죄가 발생했을 때 용의자를 특정하는 과정에 활용하는 수준이다.
범죄자에 대한 실시간 감시가 사생활을 침해하는 등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정보보호법 전문인 김윤희 세종 변호사는 “개인정보는 수집 당시 명시한 목적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며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범죄자에 대해 이미 파악하고 있는 정보를 자동 시스템에 적용해 재범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라며 “현행법 위반 소지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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