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재산형성 ABC] 지출관리·종잣돈 마련…재테크 첫걸음은 생애재무설계

입력 2016-06-08 17:30   수정 2016-06-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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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식 낮은 사회초년생
10명 중 3명 "돈관리 지식 부족"
그래도 82%가 "내가 직접 관리"

재테크 어려운 환경
은행 예금금리 年 1.5%대로 하락
78% "소득·생활비관리 교육 필요"




사회초년생은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의 출발선에 선 사람이다. 이제 막 시작하는 만큼 서투른 게 많다. 돈을 벌어 쓰고 저축하고 투자하는 ‘돈 관리’에서도 서툴기는 마찬가지다.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봤더라도 정식으로 취업해서 매월 꼬박꼬박 받는 급여를 관리하는 일에는 초보자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제조업체와 금융회사의 입사 2년 미만 사회초년생 309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돈 관리에 필요한 경제 및 금융지식이 어느 정도 수준이냐’는 질문에 ‘보통 수준’이 약 절반(49.5%)으로 가장 많았다. ‘낮은 수준’은 33%였고 ‘높은 수준’은 17.5%에 그쳤다. 이는 사회초년생이 돈 관리 능력에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자신감 부족에도 불구하고 돈 관리는 ‘본인이 주로 한다’는 응답이 82.8%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부모님이 주로 한다’와 ‘본인이 부모님과 상의해서 한다’가 각각 8.6%로 나타났다.

사회초년생들은 돈 관리 관련 지식을 주로 부모님으로부터 얻었다. 부모님의 직접 교육이나, 부모님의 행동을 관찰해서 간접적으로 배운 것이 돈 관리 지식을 얻는 데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43.7%에 달했다. 신문, TV, 잡지 등 미디어가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36.9%였고, 인터넷 및 SNS(33%), 주변 사람(32%) 등의 순이었다. 초·중·고교 및 대학 등 학교가 돈 관리 관련 지식을 얻는 데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20.6%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를 요약하면 사회초년생들은 돈 관리 능력을 주로 부모님으로부터 익혔고, 스스로 그런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돈 관리는 본인이 주로 하고 있다. 부모님으로부터 돈 관리와 관련해 근검절약하는 자세를 배웠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재산을 형성하고 불리는 문제에서는 부모님 세대와 지금의 사회초년생 세대가 처한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부모님 세대는 고성장 시대에 경제활동을 했기 때문에 재산을 모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은행 예금금리만 해도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 연 10%를 웃돌았다. 월급 받아서 은행에만 넣어두어도 목돈을 만들 수 있었다. 부동산도 대출받아서 아파트를 사두면 집값이 뛰어 대출을 갚고 시세차익을 볼 수 있었다. 국민은행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종합지수의 경우 지난해 말이 100이라면 1986년 초에는 22.2 수준이다. 30년 동안 5배가 된 셈이다.

이에 비해 사회초년생이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현재의 상황은 어떤가. 은행 예금금리는 연 1.56%(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올해 4월 은행 저축성 수신금리 기준)까지 떨어졌다. 부동산도 과거와 같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재산 모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회초년생은 생애재무설계를 통해 이런 상황을 헤쳐가야 한다. 생애재무설계는 생애 전반에 걸친 재무목표를 생각하고 그 목표를 이뤄가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가는 것을 가리킨다.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인생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사회초년생에겐 생애재무설계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생애재무설계를 위해서는 직장 등에서 제공하는 재무교육을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 재무교육을 통해 생애재무설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정보를 얻었다면, 각자의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재무상담을 활용하면 좋다.

실제로 한경 사회초년생 설문조사에서 돈 관리를 위해 어떤 방법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재무교육과 재무상담을 모두 받고 싶다’는 응답이 27.2%로 나타났다. ‘재무교육을 받고 싶다’와 ‘재무상담을 받고 싶다’는 각각 24.3%와 17.4%였다. ‘스스로 알아서 하고 싶다’는 31.1%였다. 10명 중 7명꼴로 재무교육이나 재무상담, 또는 두 가지 모두를 활용하고 싶다고 답한 것이다.

돈 관리 관련 세부 주제 중 사회초년생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것은 ‘소득 및 생활비 관리 방법’에 관심 있다는 응답이 78.6%에 달했다. ‘목돈 마련 저축 방법’도 74.8%나 됐다. 정기적으로 받는 급여를 잘 활용해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방법으로 목돈을 모으는 것이 1순위 관심 주제라는 얘기다. 2순위 관심 주제는 ‘주택마련 방법’과 ‘노후설계 방법’으로 각각 68%와 68.9%였다.

저금리 상황에서 재산을 모아가야 하는 사회초년생이 ‘목돈 마련 투자 방법’에 대한 관심이 36.9%에 그친 것은 다소 의외다. 이는 돈 관리 관련 지식을 고성장 시대를 살아온 부모님으로부터 얻었다는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재무교육과 재무상담을 통해 합리적인 투자 방법에 대한 사회초년생들의 이해가 높아지기를 기대해본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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