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엔진시험 첫 공개…연소시험 성공에도 웃지 못하는 항우연

입력 2016-06-09 18:03  

현장에서

75t 액체엔진 성능, 20일만에 연소시간 2배↑

2019년 첫 발사 예정인데
연소시험 210차례 남아있고 위성은 아직 결정도 안돼



[ 박근태 기자 ] 지난 8일 오후 5시45분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 끝자락에 자리 잡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한적한 바다 위로 굉음과 함께 거대한 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김진한 항우연 발사체엔진개발단장을 비롯한 항우연 관계자들은 발사통제동에서 멀찍이 떨어진 연소시험장 쪽을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섬을 울리던 굉음이 멈추자 짧은 정적을 깨고 박수가 터졌다. 김 단장은 “로켓 엔진 연구자에겐 가장 피 말리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항우연은 이날 한국형발사체(KSLV-2) 75t액체엔진의 성능을 평가하는 연소시험을 했다. 거대한 한국형발사체를 우주로 보내기 위해 75t액체엔진은 최소 150초간 안정적으로 불꽃을 내야 한다. 이날 엔진은 75초간 불을 내뿜었다. 절반의 고지에 올라선 것이다.

지난달 30초 연소시험이 성공한 지 불과 20일 만에 연소시간이 두 배 이상으로 길어졌다. 한국은 75t엔진 4개를 묶어 1단을 만들고 75t과 7t액체엔진으로 2단과 3단을 구성해 2019년 첫 발사를 시도할 계획이다. 연소시험 시간이 불과 며칠 새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는 건 한국형발사체 개발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다. 조광래 항우연 원장은 “엔진 개발자들은 차근차근 성능을 검증하자는 쪽과 높은 목표를 세워 도전하자는 쪽, 두 부류로 나뉜다”며 “한국형발사체 엔진 개발 방식은 도전적인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이런 현장 연구자들의 도전의식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형발사체 사업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앞으로 3년 내 엔진 개발을 마치고 75t액체엔진 네 개를 묶는 기술까지 확보하려면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게다가 별도의 시험용발사체를 새로 개발하고, 발사대도 동시에 건설해야 한다. 어느 우주 개발 선진국도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발사체 개발 작업을 한 곳은 없다.

이번과 같은 연소시험을 2019년 첫 발사까지 210차례나 더 해야 한다. 꼬박 사흘이 걸리는 시험을 매주 수행해도 4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장 액체엔진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2단형 시험발사체를 쏘는 일정이 1년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어떤 위성을 싣고 올라갈지도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위성사업과 발사체사업이 따로 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전문가들은 “한국형발사체 사업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내놓은 달 탐사 공약에 맞추다 보니 현실과 동떨어져 추진되고 있다”며 현실적인 일정 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박근태 IT과학부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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