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병현 GS리테일 상품기획(MD)개발팀 차장은 '허니버터'를 콘셉트로 한 우유 시제품을 맛보던 중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5월 제품 개발에 착수한 후 10여 종의 버터를 거쳐 프랑스 고메버터와 우유와의 황금비율을 만들었지만 지속적으로 끌리는 달콤함이 2% 부족했기 때문이다. 조 차장은 소금을 더하는 역발상을 시도했다. 단팥죽에 소금을 첨가하면 매력적인 단맛이 더 강해진다는 점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는 성공적이었다.
이에 GS리테일은 약 1년 만에 달콤한 버터맛이 나는 가공우유 '유어스버터우유'를 출시하게 됐다.
1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에서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신선한 기획력이 돋보이는 자체브랜드(PB)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단일 브랜드 1만호점 시대를 맞아 경쟁이 한층 격화된 가운데 자사 브랜드 점포에만 있는 제품으로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승부가 가열되고 있다.
GS리테일은 이날 편의점 GS25에서 달콤한 버터맛이 나는 가공우유 '유어스버터우유'를 출시한다.
신제품은 건국우유와 제휴, 프랑스 고메버터의 버터향과 맛을 우유에 첨가한 디저트라테이다. 용량은 300mL, 가격은 1000원이다.
GS리테일은 보다 깊은 단맛을 느낄 수 있도록 프랑스 천일염 게랑드소금을 소량 첨가하는 방법을 택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가공우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과일맛 위주의 가공우유 시장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버터우유를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GS리테일은 통합 PB '유어스'를 통해 유제품·음료·과자·잡화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GS리테일 채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제품 경쟁력을 쌓고 상대적으로 PB제품의 마진율이 높기 때문이다.
다른 편의점들도 전략적인 PB 출시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최근 선보인 동원참치라면이 출시 첫날 라면 부문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신제품은 세븐일레븐이 라면과 참치캔을 섞어먹는 소비자들의 동향을 잡아내 동원F&B, 팔도와 손잡고 만든 제휴 제품이다.
동원참치라면은 가격이 일반 컵라면의 두 배 수준(2200원)이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일주일 만에 20만개가 팔려나갔다.
세븐일레븐은 요구르트를 얼려먹는 소비자들의 추억을 건드린 '아이스요구르트'와 아이스크림을 우유로 만든 역발상 제품 '비비빅라떼', '더위사냥라떼' 등을 꾸준히 선보이며 PB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달 초 1만호점을 달성한 BGF리테일의 편의점 CU도 통합 브랜드 '헤이루'(HEYROO)로 PB 전쟁에 나선 상태다.
도시락과 어울리는 컵국, 샐러드 등 콤보상품을 공격적으로 선보이며 브랜드력 강화에 나섰다.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한국인 특유의 식습관에 맞춰 국물을 강조한 컵라면 첩??'밥말라'를 선보인 점도 특징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간편식 시장 확대 등으로 PB 제품 성장이 본격화할 수 있는 구조가 안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만 중요시되던 PB 제품에 대한 인식도 차별화가 더 부각되며 분위기가 전환됐다는 평가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1만호점 시대를 만나 충분한 규모의 경제가 갖춰졌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신선한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적극 등용하는 분위기가 갖춰졌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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