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불법 영업' 벌금 무는 우버

입력 2016-06-10 17:19  

Wide & Deep
암초 만난 두 혁신기업

EU '규제 최소화' 방침에도 "택시면허 없다" 10억원 벌금형
스페인·이탈리아서도 영업 중단



[ 임근호 기자 ] 프랑스 법원이 미국의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우버와 우버 임원 두 명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불법으로 택시 영업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버 임원이 재판을 거쳐 형사처분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리 경범죄법원은 9일(현지시간) 우버에 80만유로(약 10억5000만원), 피에르 디미트리 고어 고티 유럽·중동·아프리카 사업본부장에게 3만유로(약 4000만원), 티보 심팔 프랑스법인장에게 2만유로(약 2600만원)의 벌금형을 각각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공유경제 규제 최소화를 주문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법원은 “(우버와 두 명의 피고가) 불법 택시 영업을 공모했으며 잘못된 상업적 선례를 만들었다”고 판결했다. 불법 택시 영업이란 지난해 7월 프랑스 정부의 명령으로 영업이 중단된 우버팝 서비스를 일컫는다. 우버팝은 운전자와 승객을 스마트폰으로 연결?택시 면허가 없는 사람도 자신의 차량으로 유사 택시 영업을 할 수 있게 한 우버의 차량공유 서비스다.

영업 중단 전 프랑스에서 ‘정기적으로’ 우버팝을 이용한 사람은 약 50만명에 달했다. 기존 택시 운전자들은 타이어를 불태우고 길을 막는 과격 시위를 벌이며 우버에 항의했다.

우버 측은 “우버팝을 이미 중단했는데 이 같은 판결이 내려진 것은 실망스럽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프랑스 내 우버 이용자는 150만여명(비정기적 승객 포함), 우버 소속 운전자는 1만2000여명”이라며 “우버의 프랑스 매출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크다”고 설명했다.

우버팝은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에서도 불법 택시 영업으로 규정돼 영업이 중단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뒤셀도르프 등 3개 도시도 우버팝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프랑크푸르트 지방법원은 이날 우버팝 영업 금지를 풀어달라는 우버의 항소를 기각했다.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선 올 들어 우버에 반대하는 택시기사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우버 소속 운전자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운전자를 정식 고용관계로 생각하지 않는 우버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매사추세츠주의 운전기사 38만5000여명이 집단소송을 제기하자 지난 4월 이들에게 총 1억달러를 지급하고 계약 해지 관행을 손보기로 합의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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