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형주 기자 ]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감독관은 오랫동안 ‘금녀의 영역’이었다. 정부는 바다의 어족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어업감독관을 파견한다. 어업감독관은 지도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 어선들의 무분별한 남획을 방지하고 안전한 조업을 유도하는 일을 한다.
대부분 남성인 ‘뱃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다 보니 때로는 물리적 충돌도 벌어진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입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전국의 어업감독관 600여명 중 여성은 10명에 불과하다.
이정은 해수부 동해어업관리단 주무관(29·사진)은 ‘여자는 어업감독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버린 대표적인 여성 어업감독관이다.
대학에서 어업을 전공했고, 졸업 후 2년간 원양 상선 승무원으로 일한 경험에서 나온 자신감이 원동력이 됐다. 그는 “내가 아니면 누가 우리 바다와 수산자원을 지키겠느냐는 생각으로 어업감독관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거친 파도와 고된 일에 지친 어민과 동료 직원 사이에서 이 주무관은 ‘분위기 메이커’로 통한다. 생긋생긋 미소를 머금고 당차게 맡은 일을 해낸다는 호평이 자자하다. 그는 “조사를 위해 어선에 올라타면 가끔 욕설과 비난도 듣지만 한 귀로 듣고 흘리며 가급적 밝은 모습으로 대하려 한다”며 “경계심을 풀고 음료수를 먼저 건네 온 중국 어민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업감독관 생활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한 달에 보통 두 번 출동해 16~18일 정도는 바다에서 생활하는 셈이다.
이 주무관은 “예전에 커다란 상선을 탔을 때는 뱃멀미를 안 했는데 지도선에선 파도가 높아지면 바로 뱃멀미가 난다”며 “오래 바다에 나가 있다 보니 남자친구와도 한 달에 두 번밖에 못 본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이 주무관은 앞으로도 꿋꿋이 배를 계속 탈 계획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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