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전성시대] 공모주 투자, 증권사 통장 많이 만들어야 주식 더 받아요

입력 2016-06-14 16:49  

우수고객에 공모주 더 챙겨주기도
배정일까지 증거금 2~3일 묶여

사모 펀드는 일부 우량주에 집중
상장직후 환매땐 수수료 따져봐야



[ 이현진 기자 ] 291.1 대 1. 지난달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용평리조트의 일반공모청약 경쟁률이다. 주식을 배정받기 위해 납부하는 청약증거금만 2조7482억원에 달했다.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해태제과식품도 264 대 1의 경쟁률로 인기몰이를 했다. 공모주 청약 시장이 뜨거워질 만큼 뜨거워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물량 많이 받으려면

청약을 주선해주는 증권사 통장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복수의 증권사와 거래해야 배정받을 수 있는 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세 곳의 증권사가 청약 주선을 하는데, 한 곳에만 계좌가 있다면 나머지 증권사 두 곳과는 거래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당일에 개설한 계좌로 공모주 청약을 할 수 없는 증권사가 많은 만큼 통장은 미리 만들어두는 게 좋다. 가장 조건이 좋은 곳은 신규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다.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를 보면 어떤 증권사가 상장 작업을 맡아 처리했는지 알 수 있다.

거래 실적이 많으면 더 많은 주식을 챙겨주는 증권사도 있다. 우수고객을 가늠하는 기준은 전월 말 잔액이다. 공모주 청약 계획이 있다면 미리 일정을 확인해 잔액을 맞춰주는 게 좋다. 펀드 가입 후 정기 이체를 하거나 증권사 계좌를 급여 통장으로 활용해야 ‘우수고객’으로 등급을 높여주는 증권사도 있다.

공모주 증거금은 청약 공고 날짜에 맞춰 입금해야 한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홈페이지 팝업창 등을 통해 청약 공고일을 통지하고 있다. 배정일까지 2~3일간 돈이 묶인다고 보면 된다.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한 자금은 배정일 이후 언제든지 되찾을 수 있다.

◆펀드 가입자는 ‘기관’ 대우

통상 기업공개(IPO)를 하면 전체 물량의 20%는 우리사주로 배정한다. 나머지 60%는 기관투자가, 20%는 개인투자자 몫이다. 배정물량과 경쟁률 측면에서 개인은 기관투자가보다 배정받을 수 있는 주식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개인이 기관처럼 행세하려면 펀드를 활용해야 한다. 펀드는 자금을 모은 기관의 이름을 빌려 청약에 참여하기 때문에 배정 비율이 유리하다.

시장에 나와 있는 공모주펀드는 공모와 사모 상품으로 나뉜다. 공모 펀드는 특정 종목 편입비중이 10%를 넘을 수 없지만 사모는 제한이 없다. 손석찬 KTB자산운용 상품개발팀장은 “사모 형태의 공모주펀드는 수요예측에서 자유롭고 상승이 기대되는 몇몇 종목으로 포트폴리오의 100%를 채울 수 있다”며 “좀 더 위험한 대신 기대수익률도 높다”고 설명했다.

공모펀恙?새로운 가입자가 계속 들어온다. 수요예측과 배정이 끝나고 상장 직전에 신규 자금이 들어오면 기존 가입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 변수가 사라진 다음에 무임승차가 가능한 구조인 셈이다. 설정 당일에만 가입을 받는 사모펀드엔 이 같은 문제가 없다. 공모 상품에 비해 최소 가입금액(보통 1억원)이 많고 모집 규모도 49인을 초과할 수 없어 일반투자자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치고 빠지기’냐 ‘장기 투자’냐

공모주펀드도 펀드마다 특성이 있다. 공모주를 청약받아 그대로 보유하는 ‘바이 앤 홀드’ 전략을 쓰는 상품이 있는가 하면 사자마자 상장일에 바로 매도하는 전략을 취하는 상품도 있다. 개별 종목에 최소 3~4개월씩 진득하게 투자하는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서는 매매 템포가 빠른 편이다.

내가 가입한 펀드가 상장일에 바로 매도하는 전략을 즐겨 쓴다면 신규 공모 업체가 상장하기 전에 펀드에 가입하고, 상장 직후 환매에 나서는 전략을 검토해볼 만하다. 단 수수료 지출 등을 종합해도 이익이 나는지를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 이채훈 NH투자증권 상품지원부 대리는 “3개월 이내에 환매하면 별도의 환매수수료를 내야 하는 펀드가 많다”고 말했다.

특정 종목만 바라보고 들어가 환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일모직 삼성SDS처럼 공모가를 훌쩍 뛰어넘는 ‘대박’을 칠 수도 있지만 미래에셋생명이나 삼성생명처럼 공모가를 밑돌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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