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가 성적이 우수한 학생보다 ‘자기 발전 계획’이 우수한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40년간 10억원의 ‘이색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부경대가 이번 학기부터 지급하는 ‘정효택장학금’이다.
부경대는 학기마다 3, 4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자신의 꿈과 목표, 실천 방안을 담은 ‘자기 발전 계획’을 공모해 우수학생 5명을 선발, 최대 350만원씩 1250만원을 지급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앞으로 40년간 400명의 학생이 총 10억원을 지원받는다. 정효택장학금은 부경대 동문인 정효택 (주)흥아 회장(82·제조학과 53학번·사진)이 지난해 10월 후배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교에 10억원을 기부해 조성했다.
정 회장은 세계적 타이어 전문 기업인 흥아에 1951년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1995년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인생을 정리할 시점에 힘든 젊은 시절을 함께해준 모교에 기부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후배들이 지금은 어렵더라도 용기를 가지고 꿈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부경대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지난 5월부터 첫 장학생 공모에 나서 김시재(22·행정학과 4학년), 김원섭(25·냉동공조공학과 3학년), 김철환(23·식품공학과 3학년), 박진우(23·제어계측공학과 3학년), 옥현승(25·공업화학과 4학년) 씨 5명을 선발해 장학증서를 14일 전달했다.
박진우 씨는 재난 현장에서 활약할 구호 로봇을 만들기 위해 로봇연구소 연구원이 되거나 로봇회사를 창업하겠다는 발전 계획서를 제출해 장학생으로 뽑혔다. 옥현승 씨는 우리나라 대기·수질 오염 등을 해결하기 위해 환경 분야 공무원이 돼 환경을 지키겠다는 계획서를, 김철환 씨는 식품 분야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돼 사회에 기부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계획서를 냈다.
이들은 제출한 계획서에 밝힌 내용을 얼마나 실천했는지를 알 수 있는 자기 발전 실적을 제출하면 졸업할 때까지 매학기 장학금을 받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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