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동 먹자골목의 VVIP는 '하나금융'이라는데…

입력 2016-06-15 18:39   수정 2016-06-16 09:29



(김은정 금융부 기자) 서울 중구 다동 먹자골목에는 미식가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크고 작은 ‘맛집’이 즐비해있습니다. 좁은 길을 따라 고깃집부터 한정식집, 낙지집 등이 촘촘히 붙어있습니다.

낮 시간에는 점심식사를 하려는 직장인들이, 밤 시간에는 하루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풀려는 직장인들이 모여드는 곳이죠. 최근 이 다동 먹자골목에 하루도 빠짐 없이 등장하는 ‘예약자’가 있다고 합니다. 어느 날엔 같은 음식점에만 동일한 예약자 명이 세네 차례씩 눈에 띈다고 합니다. 그 예약자 명은 바로 ‘하나금융’이라고 하네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KEB하나은행은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 신축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 공간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본점 부서를 집중시켜 부서간 시너지 창출 효과를 내기 위해서죠. 신축 본점은 기존 건물에 비해 지상 7개, 지하 2개 층이 더 늘어납니다. 지상 26층, 지하 6층으로 탈바꿈하는 것이죠. 주차장 등 부지를 일부 활용해 연면적도 1.6배 가량 넓어지죠.

모든 공사 현장이 그렇듯 진행 과정이 순탄한 것만은 아닙니다. 어쩔 수 없이 소음과 진동, 먼지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근 상권에 직간접적인 피해?줄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가림막이나 각종 설치물로 인해 일부 음식점 간판이 예전에 비해 잘 보이지 않거나, 음식점을 찾아오는 소비자들의 동선에 방해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KEB하나은행은 인근 상권에 최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들에게 ‘점심 식사나 회식을 가급적 다동 먹자골목에서 하면 좋겠다’는 협조를 구했다고 합니다. KEB하나은행은 임직원들뿐만이 아니라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에도 협조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회식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면, 다동 먹자골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는 식으로 말이죠.

일부러 예약자 명도 개인 명이 아니라 ‘하나금융’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계산을 하고 나올 때도 하나금융 직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하네요. 각 음식점이 KEB하나은행 본점 신축 공사에 따른 크고 작은 불편을 양해해주는 데 대한 감사한 마음을 알리기 위해서라네요. 또 “본점 신축 공사가 마무리되고 2000여명의 임직원들이 들어오게 되면 인근 상권이 훨씬 더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한다고 합니다.

실제 신축 본점에는 구내 식당을 제외하면 술집이나 별도의 음식점을 들이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런 노력 덕분인지 공사 초반만 해도 여기저기서 새어 나오던 불만들이 최근 들어 상당 부분 사라졌다고 합니다. 오히려 “안전하게 최대한 빨리 공사 기간을 단축해달라”고 격려해주는 상인들이 늘었다고 하네요. 음식점이나 커피 전문점에서 “하나금융 직원입니다”라고 말하면 반기는 상인들도 생겼다고 합니다.

자탓?대한 배려와 진심이 느껴지면 조금은 불편해도 감수하고 마음을 여는 게 인지상정인 듯 합니다. (끝) /kej@hankyung.com



한경+는 PC·폰·태블릿에서 읽을 수 있는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입니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