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이리우 신한 IPO부 차장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편견'"

입력 2016-06-16 10:05  

[ 조아라 기자 ]

"중국 회사라서 디스카운트(평가 절하) 하는 것은 편견입니다. 업종·기업별로 구체적으로 리스크를 분석해 옥석을 구별하는 것이 진정한 투자자의 자세입니다. 물론 중국 기업들도 회계 투명성을 높이고 소통을 강화해 상장 후에도 투자자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올 들어 중국 기업들의 한국 증시 상장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됐거나 상장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중국 기업은 6개사이다. 재작년부터 거래소가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해외 우량 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중국기업의 한국증시 상장을 가장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신한금융투자의 다이리우 기업공개(IPO)부 차장(33·사진)을 만났다.

◆ "중국 기업 상장, 쉽지 않아 … 한국 기업 상장보다 3배 이상 어려워"

다이리우 차장은 20세에 중국 정법대학교를 졸업했다. 한국으로 건너와 22세에 국제법률경영대학원(TLBU)에서 법학 석사를 취득했다. 2006년 신한금융투자에 입사한 뒤 줄곧 해외 IB(투자은행) 업무를 맡고 있다.

다이리우 차장은 "중국 기업 상장은 매우 까다롭다" 며 "거래소 심사에서부터 금융감독원과의 소통, 투자자 기업설명회(IR)까지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을 요구해 일반 한국 기업을 상장시키는 것 보다 3배 이상 힘들다"고 말했다.

올해 신한금융투자의 주관으로 상장 예정인 로스웰인터내셔널과 헝셩그룹은 한국 증시 상장을 위해 3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고섬 사태 이후 한국 투자자들이 중국 기업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어 '차이나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다.

다이 차장은 "말 한마디에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갈 수 있다" 며 "실사할 때 굉장히 민감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기 때문에 그걸 상호간에 어떻게 신뢰를 얻고 끌고가느냐의 문제"라고 강조다.

부적합한 기업에 대해서도 정확한 이유를 대고 거절해야 한다. 단순히 통역만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말의 의미와 감정을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어뿐 아니라 중국 문화와 기업을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인 전문인력이 포함된 팀을 먼저 구성해야 제대로 중국 기업 상장업무을 수행할 수 있다" 며 "이같은 지적 노하우는 중간에 사람이 빠져나가면 단절이 된다"고 밝혔다. 또 현지 실사를 통해 오감으로 해당 기업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중국 정부 중점 지원 기업에 투자해야"

다이리우 차장은 "중국 회사라서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편견'" 이라며 "업계에 있으면서 아쉬운 부분이 '정보의 비대칭성'"이라고 말했다.

다이 차장은 "기업이 중국 현지에 있다 보니 일반 투자자들이 기업 정보를 제공받고도 문의할 수 있는 채널이 부족하다" 며 "투자자 입장에선 중국어가 안돼 중국 기업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중국 기업 입장에서도 뭘 물어보는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있다"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선례를 만드는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양한 경험이 쌓여 차이나 프리미엄을 받는 기업이 많아지면 차이나 디스카운트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이리우 차장은 "크리스탈신소재의 경우 순이익의 15%나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며 "국적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수익을 많이 줄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 기업 투자 때 성장하는 사업과 함께 중국 정부가 중점 지원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아무래도 중국 기업이 한국에 상장하려는 목적은 '펀딩'" 이라며 "중국 현지 상장 대기 기간이 길고, 현재 수백 개의 기업들이 대기 중이라서 상장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이리우 차장은 이어 "따라서 해외에 진출할 수 밖에 없는데 한국의 경우 물리적 시간적 부담이 적고 또 영미권 상장에 비해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에 적격" 이라며 "작은 우량 기업의 경우 해외 거래소에서 막대한 자금을 굴리는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량 기업을 상장 시켜 그 과실을 나눌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 주관사의 역할" 이라며 "차이나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는 蓚宕湧?선별하고, 그 기업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 점차 차이나 디스카운트 시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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