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 D-2] 잔류파 막판 공세…캐머런 "터키, 30년내 EU가입 힘들어"

입력 2016-06-20 18:03  

"이민자 유입 염려는 기우"
브랜슨도 잔류 캠페인 시작



[ 임근호 기자 ] 조 콕스 노동당 하원의원 피습 사망 사건을 계기로 영국인들의 표심이 ‘유럽연합(EU) 잔류’ 쪽으로 살짝 기운 가운데 영국 내 잔류파들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막기 위해 막판 기세를 올렸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9일(현지시간) BBC가 마련한 45분짜리 특별 방송 ‘퀘스천 타임’에 출연, “탈퇴 진영의 거짓말에 속아 영국이 브렉시트로 간다면 비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가 3년 안에 EU에 가입해 영국에 곧 무슬림 이민자가 들이닥칠 것이란 브렉시트 찬성파의 주장에 대해 캐머런 총리는 “30년 내에 터키가 EU에 가입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를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며 “터키의 EU 가입을 염려해 브렉시트를 선택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반박했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이 EU 분담금으로 주당 3억5000만파운드를 내고 있다는 주장과 영국군의 EU군 편입설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집을 살 때, 다리를 지을 때 우리는 전문가의 말을 듣는다”며 “유권자들은 브렉시트에 따른 위험을 경고하는 전문가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영국을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총리를 언급하며 “처칠은 영국이 고립되기를 바라지 않았고, 다른 유럽 국가들과 함께 싸우길 바랐다”며 “우리는 오늘날에도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유럽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방청객이 그를 처칠의 전임자인 아서 네빌 체임벌린 전 총리에 빗대자 한 말이다. 체임벌린은 독일 나치에 양보하면 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2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유화 정책을 펴 ‘실패한 총리’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 억만장자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EU 잔류를 위한 자신만의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그는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것은 투자자나 아버지 한 명, 할아버지 한 명이 감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선거관리위원회에 1만파운드를 공탁하고 캠페인 등록을 마쳤다. 그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주소를 두고 있어 투표권이 없지만 영국인 5만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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