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회 영화·전시회 등 관람도
[ 임원기 기자 ] 근로 시간을 조정하거나 강제적인 휴식제도를 도입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업무 공간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직원들이 취미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가 하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다양한 근무휴식 제도도 도입하고 있다.
모바일 식권을 서비스하는 벤처기업 벤디스는 지난해부터 ‘점먹튀’(점심 먹고 튀어라)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말 그대로 ‘점심 먹고 바로 퇴근하라’는 뜻이다. 본인이나 가족 생일, 부동산 계약 등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 언제든 쓸 수 있다. 핀테크업체인 렌딧은 모든 직원에게 한 달에 한 번 오후 4시에 퇴근하도록 하는 ‘오아시스’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블록완구 레고를 대여해주는 벤처기업 레츠고의 직원들은 매주 수요일 오전 아무도 회사에 나오지 않는다. 툭하면 야근을 하기 일쑤인 직원들에게 강제로라도 휴식을 주기 위해 이 회사 권정근 대표가 전 직원 ‘수요일 오전 반차’를 의무화했 ?때문이다. 맞춤형 인테리어 ‘오늘의 집’을 서비스하는 버킷플레이스는 매달 직원 각자의 집을 꾸미는 데 일정 비용을 지원해주는 지원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비용을 지원받은 사람은 집이 변화된 모습을 오늘의 집 서비스에 직접 공유하는 등 홍보에도 활용하고 있다.
업무 시간 조정에 그치지 않고 전 직원이 모여서 식사를 하거나 회사 현안을 논의하는 격식 없는 자리를 수시로 마련하는 기업도 있다. 전체 직원이 많아야 수십 명에 불과한 벤처기업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이어트 앱 개발사인 다노는 한 달에 한 번 모든 직원이 모여서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다. 다이어트 전문 회사에 걸맞게 언제든 운동하며 몸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사무실 내에 실내 체육시설도 갖췄다. 모바일 홈쇼핑 앱 ‘홈쇼핑모아’를 서비스하는 버즈니는 월 1회 업무시간 중 4시간 정도를 할애해 영화 연극 전시회 등을 전 직원이 같이 관람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의 능률을 높이고 직원 간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기존 비합리적인 직장문화 관행에 변화를 주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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