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미의한 여론조사
[ 박진우 기자 ] 영국이 23일(현지시간) 치른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하면서 투표 직전까지도 잔류를 예측한 여론조사업체들에 대한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최신 7개 여론조사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에선 잔류 48%, 탈퇴 46%였다. 투표가 마감된 뒤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23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 모리도 잔류가 52%로 탈퇴 여론에 비해 무려 4%포인트 앞섰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투표 결과는 탈퇴가 3.8%포인트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FT는 전화조사에서 잔류 측 응답률이 탈퇴 측에 비해 일관되게 10% 가까이 높게 나왔다면서 부동층 응답자에 대한 전화·온라인을 통한 조사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는 부동층 응답자들이 익숙한 상황(EU 잔류)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편향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론조사 방법도 중구난방이었다. 투표에 참여할 사람의 응답만을 포함하거나 답변에 1부터 10까지 가중치를 부여하기도 했다. 어떤 조사회사는 투표할 가능성이 50% 미만인 사람을 제외했다.
지난해 5월 영국 총선에서도 여론조사업체들의 예측은 번번이 빗나갔다. 이번에도 여론조사업체들은 두꺼운 부동층 등 막판 변수를 고려한 신뢰성 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