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다수가 꺼리는 영역에 저평가된 투자 기회가 숨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를 잘 나타내주는 일화는 2006년 상하이 푸둥 지역 미래에셋타워 투자다. 국내에서 주식형 펀드의 인기가 최고조에 달하던 상황에서 미래에셋그룹은 260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상하이 미래에셋타워를 매입했다. 현재 이 건물의 평가 금액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취재 중 만난 한 해외 부동산 전문가는 “박 회장의 투자 목록을 보면 아랍의 왕자나 러시아 재벌 같은 ‘상위 1% 시장’에 속하는 매물들”이라며 “유럽 미국 등의 대형 부동산 브로커 중 박 회장이나 미래에셋 관계자와 만나고 싶다고 요 뽀求?이가 꽤 많다”고 전했다.
박 회장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들은 입지부터 건물 종류까지 제각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투자 기준이 있다면 ‘누가 보더라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안정성이 높은 자산을 주로 공략한다는 것이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대도시 중에서도 중심가에 자리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정부 기관이나 글로벌 기업 본사가 입주해 있는 건물에 투자한 것이 많다.
가장 최근에 매입한 미국 시애틀 중심가에 있는 아마존 본사 사옥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 부동산 투자사인 벌컨 리얼에스테이트로부터 매입한 이 건물은 총 8개 건물로 구성된 아마존의 글로벌 본사 사옥 중 하나다. 지난해 말 완공됐으며 지하 4층~지상 12층 규모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중도 해지 없이 16년 이상 장기 임차하기로 확정했다.
최근 눈에 띄는 흐름은 초기 오피스 건물 중심에서 특급호텔이나 리조트 비율이 점차 커진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2013년 “해외 호텔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후 최근 인수한 하와이 하얏트리젠시 와이키키호텔을 포함해 해외 특급 호텔만 4개를 매입했다. 여기에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과 판교 코트야드메리어트, 동탄 신라스테이호텔을 포함하면 국내외 호텔 투자만 모두 7개다.
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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