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주들이 흔들리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엔화 가치가 치솟는 등 대외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엔고(高)가 여행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출 비중이 높은 일본 여행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27일 오후 2시23분 현재 하나투어는 전거래일 대비 1800원(2.19%) 내린 8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4.38% 하락한 7만8600원을 기록,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같은 시각 모두투어는 1250원(4.45%) 떨어진 2만6850원을 기록 중이다. 이 회사 주가는 종가 기준 연고점인 지난 1월4일 대비 20% 가량 하락했다. 이날 레드캡투어와 참좋은레져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주의 하락은 최근 치솟은 엔화 가치가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며 "엔고 현상은 일본 여행객이 줄어들 수 있어 부정적인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엔화는 브렉시트가 결정되자 가치가 폭등해 달러화당 101엔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불확실성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4일 엔·달러 환율은 99.02엔까지 떨어졌었다. 이는 2013년 1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브렉시트 결정으로 엔고 현상이 계속된다면 여행주의 매출 및 이익률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기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각각 매출의 23.4%, 20.0%가 일본에서 발생하고 있다.
김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주는 그 동안 일본 수요가 호조를 보이며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해왔다"며 "그러나 엔화가 강세를 띨 경우 수요가 줄어들 수 있는 우려감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브렉시트에 따른 원·달러 환율의 급등도 여행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실적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는 점도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현재 하나투어의 2분기 실적 추정치는 영업이익 90억원과 매출 1553억원이다. 이는 3개월 전 추정치 대비 각각 37.71%, 14.88% 낮아진 것이다.
모두투어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46억원과 매출 5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3개월 전보다 14.96%와 3.08% 줄어든 수치다.
김 연구원은 "지카 바이러스와 일본 지진 등 잇단 악재에 상반기 여행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소멸된 상황"이라며 "2분기까지 뚜렷한 실적 개선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주 실적과 주가는 올 3분기 이후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다.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따른 기저 효과, 연휴 등 기대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악재에 위축된 여행 수요는 올 3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 될 것"이라며 "각종 악재에 소비자가 미뤄둔 여행이 성수기를 맞아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회사의 점진적인 적자 축소와 추석 연휴 등의 기대감도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반등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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