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케이블TV업체인 딜라이브(옛 씨앤앰) 채권단이 2조2000억원 규모 인수금융의 만기 연장 및 채무 재조정 방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딜라이브와 이 회사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는 인수금융 부도 위기를 넘겼다.
국민연금기금은 27일 내부 투자위원회를 열어 딜라이브 채무 재조정 방안에 동의하기로 결정했다. 수협중앙회도 이날 내부 회의를 열어 이 방안을 승인했다. 이로써 21개 기관투자가로 구성된 채권단 전원이 찬성했다.
채무 재조정 방안은 딜라이브의 인수금융 2조2000억원 중 8000억원을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같은 우선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았다. 나머지 1조4000억원은 이자 일부를 유예하고 만기를 3년 연장하기로 했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이전에 채권단 주도로 조(兆) 단위 기업 대출을 선제적으로 구조조정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
신한은행 등 채권단은 2012년 1600억원에 달한 딜라이브의 영업이익이 업황 부진 등으로 지난해 739억원으로 급감하자 출자전환 및 금리 인하 등의 방안을 추진했다. 국민연금 등 일부 채권단이 채무 재조정 방안을 보완할 것을 요구하면서 당초 4월 말로 예상했던 채권단 승인이 미뤄졌다. 딜라이브 지분 93.81%를 들고 있는 특수목적회사(SPC)인 국민유선방송투자는 지난 4월29일부터 인수금융 이자를 내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렸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딜라이브 측이 이번주 내로 지금까지 밀린 이자(약 240억원)를 지급해 연체 상태를 해소할 것”이라며 “채권단은 딜라이브와 주주 간 계약 등을 맺어 회사 경영에 공식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무 재조정은 다음달 29일 인수금융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에 일괄 추진된다. 채권단은 출자전환 등을 통해 국민유선방송투자 지분 19.9%를 갖게 된다. MBK파트너스, 맥쿼리코리아오퍼튜너티펀드,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기존 대주주의 지분율은 81.1%로 낮아진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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