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모니터링 강화…중앙회서 사전심사 추진
"틈새시장 개척에 걸림돌"…상호금융업계 반발
[ 김일규 / 윤희은 기자 ] 금융위원회가 급증하는 신협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권의 집단대출에 대해 총량 규제를 검토하기로 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 효과로 상호금융권 대출잔액이 급증하자 관리 필요성이 커져서다. 상호금융회사들은 “자산운용 수익을 높이기 위해 집단대출에 관심을 가져 왔는데 총량 규제 얘기가 나와서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본지 6월21일자 A14면 참조
금융위는 27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상호금융 조합별 집단대출 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 조합별로 전월 말 대출잔액의 10% 내에서만 집단대출을 취급할 수 있게 제한하는 것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상호금융권 총대출이 258조8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호금융권이 취급할 수 있는 집단대출은 25조8800억원 수 蔓막?제한된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이미 나간 집단대출 2조9000억원을 제외하면 상호금융권이 신규 취급할 수 있는 집단대출은 23조원 수준인 셈이다.
상호금융정책협의회는 또 개별조합의 집단대출에 대해 각 중앙회가 사전 심사하는 제도 도입도 논의했다. 단위농협조합의 집단대출은 농협중앙회가, 각 신협조합의 집단대출은 신협중앙회가 사전 심사해 리스크가 큰 대출은 사전에 걸러내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토지 상가 오피스텔 등 비(非)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조합에 대해선 각 중앙회가 담보인정비율(LTV)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하도록 했다. 금융위는 “상호금융권의 대출 확대 경쟁을 자제시키고 채무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하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나선 것은 가파른 증가세 때문이다. 상호금융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0.1%에서 3분기 1.2%, 4분기 2.5% 상승한 데 이어 올 1분기도 2.1%로 높은 수준이다. 비주택담보대출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3월 말 191조2000억원에서 지난 3월 말 206조3000억원으로 1년 새 15조1000억원(7.8%) 늘었다. 부동산 경기에 취약한 토지·상가·오피스텔·빌라 등 비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전체 가계대출의 57.4%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금융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은행권 전유물이던 집단대출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던 상호금융권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상호금융회사 관계자는 “은행권이 중금리 대출을 늘리면서 상호금융 조합들이 기존의 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왔기 때문에 집단대출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금융권 집단대출을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우려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상호금융권 집단대출 연체율은 1.27%로, 총대출 연체율 1.86%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집단대출 제한이 지역 주택 경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은행권 대출 심사 강화로 상호금융권에서 대출 받는 차입자가 늘고 있어서다.
김일규/윤희은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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