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대형 헤지펀드들이 브렉시트(영국의 EU 이탈) 결정 이후 파운드화와 영국 주식의 약세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영국 국민투표 전까지 결과의 불확실성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브렉시트 결정 이후 파운드화와 영국 주식을 먹잇감으로 삼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파운드화와 FTSE 250지수 종목을 내다팔고 있다고 밝혔다. FTSE100지수는 더 국제적이지만 FTSE250지수는 영국 경제와 관련이 많은 기업으로 구성됐다. 런던의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파운드 매도(short)는 공통적이다. 다들 필사적으로 파운드를 대량으로 팔려고 한다"고 말했다.
파운드화 가치는 이날 1985년 이후 최저 수준인 파운드당 1.3118달러까지 떨어졌다. 23일 국민투표 종료 이후 파운드화 가치는 14% 추락했다. 2일간 파운드화 하락 폭은 1971년 포스트 브레턴우즈 체제 출범 이후 최대다.
일부 헤지펀드는 파운드화가 몇 주 안에 1.1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1992년에 파운드 하락에 베팅해 10억 달러 넘게 벌었던 조지 소로스는 이번에는 파운드화 약세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파운드화가 1.15달러까지 떨어지고 유로화와 등가를 이룰 것이라고 지난주 경고했다.
헤지펀드 알제브리스의 알베르토 갈로는 "파운드화는 분명히 훨씬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들은 옵션보다 현금을 이용해 파운드화 쇼트(매도) 포지션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돈을 벌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보험의 일종인 옵션이 점점 비싸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파운드화 전망을 잇달아 하향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HSBC는 파운드화가 3분기에 1.25달러, 연말에 1.2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파운드가 장기적으로 1.20∼1.25달러를 향하지만 1.30∼1.35달러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27일 파운드화의 3개월 전망치를 이전의 1.47달러에서 1.32달러로 내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올 연말 파운드화 전망치를 1.59달러에서 1.30달러로 대폭 낮췄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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