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라는 이름이 꽤 친숙해졌습니다.
“요즘은 택시를 타고 에리카에 가자고 하면 기사들이 알아서 옵니다. 이것부터 달라진 겁니다. 예전에는 그냥 ‘한양대 분교’였거든요. 2009년에 교명을 바꿨는데 이제 에리카가 독립적인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잡았고, 학생들의 자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에리카가 산학협력에 강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반월공단 배후 대학으로 계획된 곳이 에리카 캠퍼스입니다. 당시만 해도 서해 지역이 낙후돼 있었어요. 중국 시장 수출을 겨냥해 기계, 전자, 전기공학을 시작으로 금속재료, 산업공학 등 5개 학과 체제로 출발했습니다. 그때부터 제조업 혁신이 에리카에 주어진 사명이었습니다. 스마트팩토리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고요.”
▷교육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에리카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교육을 한다는 건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졸업생 진로를 분석해 보니 60%가 취업을 하고, 대학원 등에 진학하는 비율은 30% 정도였습니다. 대학원생도 좋은 기업에 취직하는 걸 선호하고요. 교육도 좀 더 실용적인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주십시오.
“2004년 클러스터 인증을 도입했습니다. 현장실습 2개월 이상을 이수하고, 학점 토익 등에서도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인데 이들의 취업률이 60%에 달합니다. 에리카 교수의 90%가량이 기업 경력이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2003년엔 기업인들이 저녁 시간을 활용해 산업현장 경험을 들려주는 수업도 개설했고요.”
▷지역과의 상생도 중요한 과제일 듯합니다.
“반월·시화공단에 있는 많은 기업이 중국 등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임차료가 천정부지로 올랐기 때문이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내에 글로벌연구센터와 창업 공간 등이 들어설 공간을 마련합니다. 기업들은 저렴한 임차료를 내고 사업할 수 있을 겁니다.”
▷일각에선 에리카가 지역 경제에 크게 이바지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길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팩토리에 집중하겠다는 전략도 지역 기업인들과의 대화에서 나온 겁니다. 소통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매달 한 번씩 안산시, 법원, 상공회의소 등 33개 기관장과 만나 지역 현안을 논의하고 있고요. 기업 湧?직접 구매하기 힘든 고가 실험 장비를 기업에 저렴하게 빌려주고, 교수들이 연간 500여건에 달하는 기술 지도를 하는 것도 소통의 사례입니다.”
▷안산은 대표적인 다문화 지역이기도 합니다.
“다문화 가정에 속한 이들이 5만~6만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설날이면 각국 대사 50여명이 안산으로 올 정도입니다. 에리카 캠퍼스에 국제문화대학을 설립하고, 다문화연구소에서 지역학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입니다.”
안산=박상용/박동휘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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