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 충격 크지 않다"
LS산전 1000억 모집에 1800억어치 '사자'
한국자산신탁은 150배 몰려
36억 공모한 바이오리더스, 4조 몰려 경쟁률 1222 대 1
[ 이태호 기자 ]
투자자들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량 회사채와 공모주 청약에 뭉칫돈을 쏟아붓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심각한 금융시장 경색이나 실물경제 충격으로 사태가 확산하진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수요초과’ 현상 지속
28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LS산전은 브렉시트 확정 이후 처음 시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전날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1000억원(3년 만기 500억원, 5년 만기 500억원)을 모집한 결과 1800억원어치(1200억원, 600억원) 수요가 몰린 것. 이날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서부발전의 5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 입찰에도 풍부한 수요가 몰리면서 예상(평가금리)보다 낮은 금리(국고채 5년물+0.09%포인트)로 발행을 확정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브렉시트 충격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달리 우량 기업들의 기초체력을 훼손하는 데까진 미치진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회사채를 계속 사들이고 있다”며 “과거 유럽 재정위기 이후 회복을 경험했던 학습효과도 긍정적인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기기를 판매하는 LS산전의 신용등급은 투자등급 10단계 중 네 번째인 ‘AA-(안정적)’, 서부발전은 가장 높은 ‘AAA’다.
공모주 투자심리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신약개발업체인 바이오리더스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1222 대 1로 집계됐다. 이날까지 이틀간 36억원어치 주식 투자자를 모집한 결과 4조원 넘는 청약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신탁 회사인 한국자산신탁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150배에 달하는 수요를 끌어모았다. 지난 24일까지 이틀간 시행한 1677억원어치 주식 모집에 금액 기준 25조원이 몰렸다.
○“실물경제 충격 작아”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과 중국, 인도 등 신흥국들의 부도위험 지표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와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데 주목하고 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지표들의 움직임은 브렉시트가 국내 경제체력(펀더멘털) 관점에서 큰 문제가 아니라는 투자자들의 판단을 반영한다”며 “오히려 브렉시트로 인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뒤로 미뤄지고 유럽의 재정지출 확대가 본격화할 수도 있다”고 낙관했다.
김기필 나이스신용평가 평가기준실장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금융시장 경색이나 실물 부문의 충격과 무관한 심리적인 측면이 강하다”며 “한국은 영국과 실물경제 연계가 강하지 않아 직접적 충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물동량이나 환율에 민감한 해운과 조선, 항공사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즉각적으로 기업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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