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병욱 기자 ]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 3사의 최고경영자(CEO)가 한목소리로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며 노조는 파업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아버지가 100만원을 벌다가 60만원을 벌면 거기에 맞춰서 살아야지, 아버지가 잘살 때의 월급만 생각하면 안 된다”며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상황이 안 좋으면 시장에 따라 수축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뭐든지 시장에 따라 적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지금까지 노조원의 월급을 줄인 적은 없고, 과장 이상부터 사장까지 월급을 줄여왔다”며 인력 감축에 반대하고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를 겨냥한 발언도 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28일 노동자협의회가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한 데 대해 “최대한 파업을 막아볼 것”이라며 “노동자협의회도 파업을 해봐야 이득이 될 게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파업하면 회사가 은행 관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회사가 아무런 상의 없이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는 노동자협의회의 반발에 대해서는 “1주일 만에 자구안을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대화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노조도 회사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며 “노조가 파업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우리 조선산업 경쟁력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통해 현재 위기 상황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오는 8월에 나오는 민간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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