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AIIB 부총재 사퇴 수순…유일호 "한국서 후임 맡도록 노력"

입력 2016-06-2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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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우 기자 ]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사진)가 과거 대우조선해양 부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와중에 돌연 휴직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9일 “홍 부총재는 중국을 떠나 제3국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회장을 지내다 지난 2월 AIIB의 최고위험관리자(CRO)로 옮긴 홍 부총재는 지난 27일 돌연 휴직계를 내고 잠적한 상태다.

정부는 이미 홍 부총재의 사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후임자 물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홍 부총재 거취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AIIB가 후임자를 새로 뽑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한국에서 다시 부총재 자리를 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선 홍 부총재의 ‘돌출 행동’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 말 대우조선 지원 방안이 논의된 청와대 ‘서별관회의’와 관련한 언론 인터뷰로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최근 산은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책임론이 불거진 데 대한 부담을 느껴 스스로 휴직을 선택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각에선 진리췬 AIIB 총재와의 갈등설도 제기된다. 정부 한 관계자는 “홍 부총재의 언론 인터뷰가 논란이 되자 진 총재가 홍 부총재를 불러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AIIB는 부총재 등 주요 간부들에 대해 언론 접촉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이 다시 부총재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의 AIIB 내 지분율은 3.81%로 전체 회원국 중 다섯 번째다.

부총재는 총 다섯 명이지만 부총재 수임 국가는 한국, 인도, 독일, 인도네시아, 영국 등 5개국이다. 한국보다 지분율이 높은 러시아나 한국 다음인 호주(3.76%·6위), 프랑스(3.44%·7위) 등이 부총재를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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