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귀국…"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

입력 2016-07-03 14:54   수정 2016-07-03 15:42

27일 만에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검찰의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은 3일 오후 2시40분께 일본 하네다발 항공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신 회장은 기자들에게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의 추가 주주총회 및 소송 제기와 관련해서는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 중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방문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생각해 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신 회장의 귀국은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7일 출국한 지 27일 만이다.

검찰은 신 회장이 출국한 사흘 후인 지난달 10일 신 회장의 자택과 집무실을 포함한 대규모 압수수색을 벌이며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를 시작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의 에탄크래커공장 기공식, 같은달 25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등에 참석한 후 귀국길에 올랐다.

그는 일본에 체류한 일주일 여간 현지 투자자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으나 재계에서는 검찰 수사를 앞두고 관련 준비를 거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신 회장의 귀국과 함께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신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롯데그룹 오너 일가 중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했다.

신 이사장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검찰은 면세점 로비 의혹 외에도 최근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과 관련 신 이사장의 영향력 행사 등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은 정 전 대표에게 받은 돈은 정당한 컨설팅 비용이었고 회사에 손해를 끼치거나 회사 돈을 빼돌린 적이 없다고 진술해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 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주축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해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 비자금 의혹에 대해 대응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꺼지지 않은 경영권 분쟁 불씨도 신 회장의 숙제로 남아 있다. 신 회장에 앞서 지난달 30일 귀국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신 회장 해임안을 무한 상정하겠다는 '무한 주총'을 예고한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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