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서 총으로 후임 위협했는데, 가중처벌 안 된다고?

입력 2016-07-03 18:38  

법과 상식 사이

검찰, 적전초병특수폭행으로 기소
법원 "GP, 적전(敵前)으로 볼 수 없어"
초병특수폭행만 인정해



[ 고윤상 기자 ] 최전방 초소(GP)에서 후임병을 폭행·협박했더라도 GP는 ‘적전(敵前)’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가중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판사 윤준)는 예비역 병장 김모씨(23)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적전초병특수폭행’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초병특수폭행 혐의로 죄를 한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강원 양구군에 있는 모 부대 GP에서 군복무를 한 김씨는 지난해 3~4월 두 차례에 걸쳐 초소 근무 중 갖고 있던 대검과 소총으로 후임병 A씨를 위협하는 행동을 했다. 김씨는 다른 근무에서도 후임병을 주먹으로 때리거나 수화기 선으로 목을 조르는 등 상습적인 폭행을 일삼았다.

군형법에 따르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받도록 한 초병특수폭행과 달리 적전초병특수폭행은 ‘사형, 무기 또는 유기징역 3년 이상’으로 가중 처벌한다.

재판부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개연성이 인정되는 적의 습격을 전제로 하는 상황으로 ‘적전’을 한정해야 한다”며 GP를 적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최첨단 전투기술이 획기적으로 발달해 종전과 달리 적과 대치하는 거리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며 “객관적 기준 없이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적전’으로 구분하면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진다”고 판단했다.

GP근무 경험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원 철원의 GP에서 근무하는 김모 병장(25)은 “경계 근무를 나갈 때마다 실탄을 챙기며 오늘도 아무 일 없기를 기도한다”며 “북한군이 보이는 곳에서 총을 들고 근무하는데 어떻게 적전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GP 근무 경험이 있는 고모씨는 “북한군이 쏘는 총알이 빗발치는 와중에 초병을 폭행해야 적전초병특수폭행에 해당한다는 얘기냐”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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