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취업 프로그램이 큰 도움"
[ 공태윤 기자 ] “일본 기업에 취업하는 게 한국 회사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웠어요.”
지난달 일본 최대 오픈마켓 라쿠텐 입사가 확정된 권영빈 씨(28·서울과학기술대 컴퓨터공학졸·사진 왼쪽)는 “한국 대기업에 들어가려면 스펙이 중요하지만, 일본 기업은 지원자의 잠재력을 중요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입사 동기인 오세인 씨(28·경희대 컴퓨터공학4)도 “일어를 할 줄 알고, 전공과 관련된 자격증만 있으면 한국 기업보다 훨씬 취업하기 쉽다”고 했다. 권씨는 라쿠텐 오픈서비스 플랫폼 사업부에 웹개발자로, 오씨는 트래블서비스 품질보증(QA) 담당자로 입사할 예정이다.
이들이 라쿠텐에 입사하는 데 한국무역협회의 일본 취업 지원프로그램 ‘커리어인재팬(career in japan)’이 도움이 됐다. 무협은 일본 기업 취업 희망자를 위해 올 상반기 세 차례 채용설명회와 맞춤형 교육을 했다.
지난 2~3일 일본 기업 35곳을 초청, 현장 면접을 통해 60명에게 취업의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라쿠텐은 정보기술(IT) 분야 취업 희망자 13명을 선발했다.
라쿠텐 입사가 확정되기 전 일본 기업 취업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권씨는 “무협의 커리어인재팬을 통해 일본 기업들의 최근 채용 계획을 알게 됐다”며 “이력서 작성 요령과 면접 비법은 일본인 강사에게 코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오씨도 “면접 때 어떤 포인트를 강조해야 하는지를 배운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무협은 올초부터 일본 취업 컨설팅 기업인 마이나비와 손잡고 맞춤형 교육에 나섰다. 일본인 강사를 초빙해 이력서 작성법과 일본 기업의 비즈니스 문화, 면접 요령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일본 직장 가상체험을 통해 취업 전 현지 기업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무비케이션’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김일산 무협 K-MOVE센터장은 “일본 기업에 취업했다가 적응에 실패해 퇴직하는 한국 청년이 많다”며 “가상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기업이 자신과 맞는지 경험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라쿠텐이 최근 실시한 IT분야 한국인 인재채용 전형은 ‘지원서 제출→프로그래밍 테스트·비디오 인터뷰→1·2차 면접’ 등으로 이뤄졌다. “이력서는 한국 기업보다 구체적으로 써야 하지만, 스펙을 묻는 항목은 거의 없었다”는 게 권씨의 설명이다. 오씨는 “각각의 항목은 300자 이내로 짧게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요약 능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씨는 면접과 관련해 “온라인에 있는 ‘일본기업 취업 면접 100선(www.shuupura.com/お役立ち/面接質問一覽集100)’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9월1일자로 입사할 예정인 권씨는 “입사 보름 전까지 토익 성적(800점)을 제출하지 않으면 입사가 취소된다”며 “라쿠텐에선 영어를 공식언어로 사용해 입사 후에도 영어 스트레스를 계속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