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여론에 밀린 정부…화력발전소 10곳 금융조달 마비

입력 2016-07-0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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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정산방식 결정 '차일피일'


[ 오형주 / 송종현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의 화력발전 차액계약제 시행 연기 방침에 민간 발전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달 중순 재검토 방침이 흘러나왔다는 점에서 민간 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이 축소·변경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차액계약제 재검토”

차액계약제는 2014년 5월 전기사업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정부가 차액계약제 도입을 추진한 이유는 전력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다. 지금까지 발전 수익 정산은 정산조정계수라는 할인율을 적용해 이뤄졌다. 이 방식은 전력 수요 변화에 따라 시장가격과 발전회사의 이윤이 크게 변동하는 단점이 있었다.

차액계약제를 적용하면 미리 정부가 정해놓은 가격을 기초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가격이 안정적이다. 정부가 민간 화력발전에 이 제도를 적용하기로 한 이유다. 차액계약제 연기로 오는 25일 첫 상업운전을 앞둔 GS동해전력 북평화력 1호기는 가동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이 발전소 건설에는 GS E&R 등이 2조원을 투입했다.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정산제도 확정 없이 발전소를 가동하면 영업정지 또는 사업허가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강릉안인(삼성물산) 고성하이(SK가스) 당진에코(SK가스) 등 다른 민간화력 발전소 건설 또한 차질을 빚고 있다. 발전사 관계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통해 돈을 대기로 한 은행 등이 투자 수익률이 불확실하다며 자금 투입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화력 축소 현실화될까

정부가 차액계약제 시행을 주저하는 배경에는 석탄 화력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자리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관련해 석탄 화력이 논란이 되면서 (차액계약제 시행) 재검토 쪽으로 분위기가 급선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수립한 제7차 전력수급계획을 통해 2025년까지 20기의 화력발전소를 새로 건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세먼지 논란이 불거지면서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노후 발전소를 폐쇄하겠다면서 석탄 화력을 더 짓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결국 정부는 지난 1일 발표한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통해 “차기 전력수급계획 수립 시 화력발전 비중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차액계약제 시행 여부에 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이미 계획된 발전소를 줄이는 방안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형주/송종현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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