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규 기자 ] 신용등급 4~7등급 가운데 그동안 은행 대출을 받기 힘들었던 금융소비자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사잇돌 중(中)금리 대출’이 9개 은행에서 지난 5일 출시됐다. 사잇돌 대출은 연 6~10%대 금리로 최대 2000만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다. 고(高)신용자 위주의 기존 은행권 중금리 대출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사잇돌 대출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사잇돌’의 의미는 무엇인가.
“사잇돌은 아랫돌과 윗돌 사이를 괸 돌이다. 고금리와 저금리로 나뉜 대출시장에서 중금리 시장을 떠받쳐 중·저신용자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사잇돌 대출을 주로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비자는.
“일정 수준 이상의 급여 또는 사업소득 등이 있으면서 신용등급이 4~7등급인 소비자 가운데 그동안 은행 대출이 어려워 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던 소비자다.”
▷기존 은행권 서민 允?상품인 새희망홀씨와 다른 점은.
“새희망홀씨는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또는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이면서 신용등급 6~10등급인 소비자가 대상이다. 사잇돌 대출은 이보다 소득 수준이나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나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
▷사잇돌 대출을 받기 위한 소득 요건은.
“재직기간 6개월 이상이면서 연소득 2000만원 이상인 근로소득자 또는 연소득 1200만원 이상, 1년 이상 사업소득자다. 연소득 1200만원 이상, 1개월 이상 연금수령자도 가능하다.”
▷사잇돌 대출 신청 때 필요한 서류는.
“급여소득자는 재직증명서와 근로소득증빙서류가 있어야 한다. 사업소득자는 사업자등록증과 사업소득증빙서류가 필요하다. 연금소득자는 연금 수급권자 확인서와 연금 수령증명서를 내야 한다.”
▷개인별 대출 한도는 얼마나 되나.
“대출 한도는 최대 2000만원이다. 그러나 신청자의 소득, 다른 금융채무 등에 따라 개인별 대출 한도가 달라진다.”
▷신용 8~10등급의 저신용자는 사잇돌 대출을 받지 못하나.
“8~10등급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사잇돌 대출을 거절하지는 않는다. 8등급 이하라도 성실 상환자나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경우 대출이 가능할 수 있다. 다만 금융권 대출을 연체하고 있으면 대출받을 수 없다.”
▷어디에서 상담받을 수 있나.
“5일부터 전국 9개 은행(농협, 신한, 국민, 하나, 기업, 우리, 수협, 제주, 전북)에서 사잇돌 대출을 취급하며, 가까운 은행 지점에서 상담할 수 있다.”
▷연 6~10% 안팎의 금리 외에 보증료를 별도 납부해야 하나.
“보증료는 대출자가 은행에 납부하는 원리금에 이미 포함돼 있다. 미리 약정한 상환 조건에 따라 원금과 이자만 납부하면 된다.”
▷상환 때 거치기간을 둘 수 있나.
“불가능하다. 능력에 맞게 빌리고 꾸준히 갚을 수 있도록 거치기간 없이 상환하도록 했다.”
▷중금리 신용대출 확대가 가계부채 문제를 심화시키는 것 아닌가.
“중·저신용자들이 연 10%대 안팎의 중금리 대출시장 부재(不在)로 연 20%대 고금리 대출시장을 찾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다. 오히려 중신용자의 이자 부담이 줄고, 기존 고금리 대출자도 낮은 금리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보증보험과 연계한 사잇돌 대출이 기존 은행 자체 중금리 대출을 위축시키는 것 아닌가.
“사잇돌 대출은 수익이나 리스크를 감안해 은행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대안 중 하나다. 중금리 대출시장의 경쟁 촉진과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사잇돌 대출이 기존 정책서민금융과 중복되는 것 아닌가.
“사잇돌 대출은 정책서민금융과 목적, 이용자 등이 다르다. 정책서민금융은 저소득·저신용자(6~10등급)에게 정책기관이 시장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하는 것이다. 사잇돌 대출은 중신용자(4~7등급) 중심으로 민간 은행들이 적정 금리를 매겨 돈을 빌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사잇돌 대출은 기존 대출과 무엇이 다른가.
“은행 입장에서는 서울보증보험과 리스크를 분담해 적극적으로 대출할 수 있다. 기존 은행 대출이 어려웠던 소비자들은 적정 금리에 대출받을 기회가 늘어난다.”
▷보증보험을 연계하는 이유는.
“중금리 대출 시장은 데이터 부족에 따라 대출자 선별이 어렵다. 손실 리스크도 있어 개별 은행이 단독으로 진입하기 힘들다. 이에 따라 보증보험이 은행 손실 리스크를 분담해 초기 시장 조성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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