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의 CJ헬로비전 인수 무산] KT 사외이사 맡았던 대표적 합병 반대론자, 현대원 미래수석 '입김' 작용했나

입력 2016-07-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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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황소개구리' 비유
지난달 임명 후엔 "넓게 볼 것" 한발 물러서
전격 불허에 다시 구설수



[ 김태훈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신청을 불허하자 지난달 임명된 현대원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사진)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 수석은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KT 사외이사를 맡았다. SK브로드밴드 대표를 지낸 조신 전 수석의 후임으로 KT에 우호적인 현 수석이 지명되자 공정위의 M&A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 수석은 KT 사외이사 시절 이번 M&A의 대표적인 반대론자로 통했다. 그는 당시 CJ헬로비전을 인수하려는 SK텔레콤을 ‘통신재벌’ ‘황소개구리’에 비유했다.

지난 5월 한 언론사에 보낸 기고에서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소비자 선택 제한과 가격 인상, 중소 방송프로그램 제작사에 대한 불공정 행위 등 각종 폐해가 곳곳에서 드러날 것”이라며 “무엇보다 통신재벌인 SK텔레콤의 이익구조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3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는 “황소개구리를 아시느냐. 덩치도 크고 좋아 보이지만 물불 가리지 않고 다 잡아먹어 생태계 먹이사슬을 파괴하지 않았느냐”며 “CJ헬로비전 합병 후 SK텔레콤은 황소개구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발 나아가 “인수합병안이 승인되면 1인 시위라도 할 것”이라고 했다.

현 수석은 청와대 부임 후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당시 발언은) 학자로서의 소신이었다”며 “지금 입장에서는 넓은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M&A 심사를 7개월여 끌어오던 공정위가 현 수석 취임 한 달 만에 전격 불허 결정을 내리자, 현 수석이 다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공정위는 SK텔레콤에 M&A 심사보고서를 보낸 지난 4일 오전까지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가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SK텔레콤에 심사보고서를 보냈다”고 하는 등 불투명한 태도를 보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청와대가 지난달 현 수석을 선임한 것 자체가 이번 합병 심사의 방향을 보여준 신호탄이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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