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병욱 기자 ] 대우조선해양의 ‘소난골 프로젝트’ 인도 지연 사태가 해결 가닥을 잡았다. 적기에 인도하는 데 걸림돌이던 보증문제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나서서 해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서다.
소난골 프로젝트는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이 2013년 대우조선에 발주한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건조 프로젝트다. 발주금액은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였다. 계약 당시 총 계약금액의 80%(약 1조600억원)를 인도할 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예정된 인도 일자는 1호기 지난달 말, 2호기는 이달 말이었다.
하지만 소난골에 보증을 약속한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GIEK)가 보증업무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인수에 차질이 빚어졌다. GIEK는 최근 브라질 회사로부터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이 때문에 소난골에 대한 보증을 제공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소난골은 드릴십 인수를 위해 무역보험공사와 GIEK로부터 각각 6억2000만달러, 3억7000만달러의 보증을 약속받았다. GIEK가 손을 떼겠다고 하면서 3억7000만달러의 추가 보증이 필요한 상황.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이 내부 회의에서 “소난골 인도자금이 연내 들어오는 게 불확실하다”며 “자금 확보에 실패하면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도 있으니 전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할 정도로 상황은 다급해졌다.
분위기는 소난골 최고경영자(CEO)이자 앙골라 대통령의 딸인 이자벨 두스산투스 회장이 지난달 30일 대우조선을 찾으면서 바뀌었다. 두스산투스 회장은 정 사장에게 “드릴십 인도를 취소할 계획이 없다”며 “보증 문제만 해결되면 인도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난골은 보증 문제가 해결되면 SC은행을 통해 1조원대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이 GIEK 대신 보증을 맡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과 수은은 소난골이 보증 관련 서류를 보내오는 대로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검토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가능하면 산은이나 수은, 혹은 두 은행이 공동으로 보증을 맡는 쪽으로 방향이 서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1조원 규모의 자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며 “소난골 프로젝트를 원만히 마무리하는 게 올 하반기 최대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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