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1만여대 판매…아우디·폭스바겐 발목에 연말까지 20만대 밑돌듯
[ 김정훈 기자 ] 아우디·폭스바겐이 한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주력 차종 대부분이 7월 안에 판매정지 처분을 받을 예정이어서 사실상 '딜러 붕괴' 위기에 처했다. 이렇게 되면 영업 자체가 어려워져 그동안 성장세를 지속하던 전체 수입차 시장의 판매 급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 조사에서 배출가스·소음 조작으로 판명돼 이달 중 판매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게 될 차종에는 수입차 베스트셀링 티구안을 포함해 골프, 아우디 A6 등 인기 차종 다수가 포함됐다. 빠른 기간내 딜러 이탈 및 판매 부진이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환경부 및 업계에 따르면 검찰 조사 결과 국내에서 시판중인 독일 폭스바겐그룹 산하 아우디(39개), 폭스바겐(17개), 벤틀리(23개) 3개 브랜드의 32개 차종 79개 모델이 인증취소와 판매정지 대상이다. 이중 51개는 2007년 이후 판매된 가솔린 차량, 24개는 유로6 디젤 차량, 나머지 4개는 단종된 유로5 디젤 차량이다.
한국에서 통합 법인으로 운영되는 아우디·폭스바겐 洹5若?지난해 6만8000여대를 팔아 BMW그룹(5만5400여대)을 제치고 수입차 회사 판매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 들어선 상황이 달라졌다. 상반기 수입차 신규등록 11만6700여대 중 아우디 폭스바겐은 2만5000여대로 전년 동기(3만3000여대) 대비 30% 감소했다.
덩달아 수입차 전체 판매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수입차 4대 중 1대는 아우디·폭스바겐일 만큼 국내 수입차 성장세를 주도한 브랜드여서 하반기 판매 급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여론에서도 퇴출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할인을 내세워 하반기에 고객을 끄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올 초 전망한 수입차 신규등록은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한 26만대 수준. 지난해 24만대 팔렸던 수입차는 주력 브랜드인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정지가 현실화되면 연 20만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수입차 개방 30년 동안 이번처럼 서류 조작 건은 처음이어서 앞으로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간지 현재로선 파악이 쉽지 않다"면서 "아우디·폭스바겐 통합 브랜드가 수입차 판매 1위인 만큼 판매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딜러 체제 붕괴도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현재 아우디 ·폭스바겐은 10여개의 딜러사가 맡아 운영하고 있다. 상당수 딜러들이 판매 부진에 영업을 할수 없게 되면 딜러권을 반납하고 다른 수입차 브랜드로 갈아탈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폭스바겐의 인증 중고차 사업도 치명적인 손실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브랜드 이미지 손상에 따른 중고차 가격 하락과 중고차 매입 고객 감소가 예상돼 중고차 거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폭스바겐 골프 소유주 박모 씨는 "내년 초에 중고차로 팔고 다른 브랜드로 갈아탈 계획이었는데 이번 사태로 된서리를 맞았다"며 "매입 고객이 나타나지 않으면 폐차할 때까지 보유해야 하나 고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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