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세종이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흐름에 맞서 선제 대응에 나섰다. 세종은 국내 기업들이 무역환경 변화로 인해 앞으로 맞닥뜨릴 수 있는 위험을 관리하고 무역 분쟁이 발생했을 때 국내 기업의 이익을 적극 보호하기 위해 ‘무역구제 전문그룹’을 출범했다고 12일 밝혔다.
세계 무역의 흐름이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으로 바뀌게 되면 국내 기업들은 반덤핑, 상계관세(수출국이 특정 물품에 대해 주는 보조금 등에 상응하는 관세를 수입국이 부과하는 것) 조사와 같은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부닥칠 일이 많아진다. 정치적 판단에 따른 무역 보복 소지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해외에 수출을 많이 하는 국내 기업으로서는 위험이 커지는 셈이다.
실제로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공화당이 민주당에 이어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무역 정책 방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움직임도 심상찮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의 대(對)한국 무역 보복 조치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은 이 같은 흐름을 예측하고 올해 초부터 새로운 그룹의 출범을 준비해왔다. 김두식 대표변호 榮?“국제통상 이슈가 확연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전문그룹을 세웠다”며 “중국이나 미국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제소할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전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이 전문그룹 출범을 앞두고 가장 공을 들인 것은 회계사 영입이었다. 그동안 쌓아온 법률 전문성 위에 회계분야 실무 능력을 더해 시너지를 일으키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20년간 반덤핑 조사 등 무역구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강정수 회계사를 영입했다. 무역구제그룹 그룹장도 이례적으로 기존 세종 변호사가 아닌 강 회계사가 맡았다.
세종은 기존에도 로펌 평가 전문지들로부터 최고 등급을 받아 세계무역기구(WTO) 통상 분쟁 분야 강자로 인정받고 있었다. 여기에다 강 회계사 등 무역구제 전문회계사 4명이 합류하면서 전력이 대폭 강화됐다. 이로써 그룹 구성원은 변호사 7명, 회계사 4명, 관세사 2명 등 총 13명이 됐다. 강 회계사는 “세계 각국이 앞다퉈 보호무역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오히려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국내 기업들과 정부가 이익을 지켜낼 수 있도록 최적화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세종의 무역구제 전문그룹은 국내 생산자의 해외 반덤핑조사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구축자문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인수합병(M&A)할 때 무역구제조사 및 무역구제 조치가 해당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업무에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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