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세븐' 꼬리표가 무색해진 용인·분당

입력 2016-07-12 18:11  

강남3구·목동·평촌 '껑충'
재건축 열기로 또다시 후끈
무섭게 오르던 2006년 집값의 90% 수준까지 회복

분당·용인 '거북이 걸음'
용인 아파트 공급물량 넘쳐…금융위기때보다 집값 하락
분당도 위례·판교에 밀려



[ 윤아영 기자 ]
2000년대 중반 집값이 급등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등 ‘버블세븐’ 지역 부동산시장이 10년이 지난 현재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버블세븐은 2006년 정부가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고 지목한 일곱 곳으로 강남3구와 서울 양천구 목동,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 안양 평촌신도시, 용인시 등이다. 이들 지역은 2008년 금융위기 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값이 급락했다.

이 중 재건축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강남3구와 목동 등은 주택 경기가 일정 부분 회복한 반면 용인과 분당의 주택시장은 공급 과잉과 주택 노후화로 인해 회복이 더딘 상태다.


○강남3구·목동은 회복세 뚜렷

노무현 정부는 2006년 5월 집값이 급상승하던 7개 지역을 버블세븐으로 지목했다. 부동산값에 거품이 끼었으니 가격 하락에 대비하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었다. 2005년과 2006년 2년간 이들 일곱 곳의 집값 상승률은 최고 70%에 달했다. 2007년 정부의 대출 규제와 분양가 상한제 도입 이후 집값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주택 경기 침체로 5년 이상 약세가 이어졌다.

버블세븐 지목 10년이 지난 올해 이들의 집값은 제각기 다른 모습이다. 한강변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서울 서초구의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초구의 지난달 말 기준 3.3㎡당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3004만원으로 2006년 말 2782만원을 뛰어넘었다. 강남구 3.3㎡당 아파트값은 3322만원으로 버블기에는 못 미치지만 2006년 말(3540만원)의 93% 수준까지 올라갔다. 송파구(88.7%), 목동(86.1%), 평촌(90.2%)도 80% 후반에서 90% 초반까지 회복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이 강남3구와 목동, 평촌 주택시장 회복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다른 곳에 비해 집값이 비쌈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뒤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복세 더딘 분당과 용인

용인과 분당은 다른 버블세븐 지역들에 비해 집값 회복세가 더딘 모습이다. 2006년 말과 비교하면 지난달 용인의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81.5%에 머물고 있다. 분당도 이와 비슷한 81.8% 수준이다. 용인의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995만원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말(1017만원)보다 더 떨어졌다. 분당은 1668만원으로 2008년 말과 비슷하다.

용인은 주택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난 점이, 분당은 지은 지 20년 넘은 아파트가 대부분인 것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용인은 중대형 주택형 가격이 여전히 고점 대비 반 토막 수준에 머물러 있는 단지가 많다”고 말했다.

2000년대 후반 이후 조성된 성남 판교신도시, 화성 동탄1·2신도시, 위례신도시 등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용인과 분당의 주거 대체지로 떠오른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양용화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집값 상승은 도시 미래 전망이 밝을 때 이뤄지는데 용인과 분당은 그런 도시 비전이 약하다”고 진단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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