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북미본부
직원들 강점기반 팀 구성
1인당 생산성 6% 향상
직원들 단점에 초점 맞추는 리더
인간관계 파괴할 수 있어
‘냉장고를 부탁해’, ‘집밥 백선생’ 등 요리 프로그램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요리사는 아주 평범한 재료로 색다른 요리를 만들어낸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상상하지 못한 요리가 나온다. 이런 ‘마술’은 요리사가 식재료 각각의 맛과 성질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리더가 구성원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 진가를 제대로 인식할 때 팀의 생산성과 몰입도가 눈에 띄게 높아진다. 갤럽 연구에 따르면 매일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는 사람은 업무 몰입도가 평균치에 비해 6배 정도 높다.
도요타 북미본부는 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실험을 했다. 54개팀, 400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강점에 기반을 둔 활동을 시도했다. 이미 도요타는 린(lean) 시스템으로 생산성을 한 차례 높인 상태였다. 린 시스템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일체의 활동을 낭비로 규정하고 이를 철저하게 줄여나가는 시스템이다.
더 이상 향상시킬 생산성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도요타 북미본부는 리더들에게 강점으로 팀을 관리하는 이론과 실습을 4일간 집중 교육했다. 이후 팀원 개개인이 서로의 강점을 공유하면서 관계와 성과 개선을 위해 정기적인 토론을 했다. 이런 강점 기반 활동을 1년간 한 결과 1인당 생산성이 6% 상승했다. 다른 팀에 비해 강점 기반 활동을 강력하게 실시한 두 팀은 6개월간 생산성이 9% 높아졌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세인트루시 메디컬센터는 높은 이직률과 낮은 사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몰입도 역시 계속 낮아지는 상태였다. 이 병원은 강점에 기반을 둔 리더십이 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리더들에게 직원들의 강점을 발견하기 위한 진단과 인터뷰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그 후 리더와 직원들은 강점을 기반으로 한 팀을 새롭게 구성했다.
예를 들어 성과가 구체적으로 나타나야 성취감을 느끼고, 새로운 사람들과 만날 때 활력을 느끼는 간호사가 중환자실에 근무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간호사는 정성껏 간호해도 차도가 없는 환자들을 보며 무력감을 느낄 것이고, 활기찬 대화를 나눌 수 없는 병원이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낄 것이다. 결국 직장을 떠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간호사를 피부과나 성형외과에 배치한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다. 환자의 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고, 새로운 환자를 만나 이야기할 기회도 생기기 때문이다.
이 병원이 팀을 재구성한 결과 이직률이 2년 만에 50% 줄었다. 고객(환자) 만족도는 같은 기간 160% 높아졌다. 이처럼 리더가 팀 구성원의 강점을 발견하고 활용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팀의 暈瑗? 수익성, 근속률, 고객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리더의 강점 기반 접근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직원들의 단점에만 초점을 맞추는 리더는 인간관계를 파괴할 수 있다. 상사가 나의 강점 또는 긍정적인 특성에 집중한다고 생각하는 직원 중에 강하게 업무에 대한 몰입을 거부하는 비율은 1%다. 반면 상사가 나의 약점 또는 부정적인 특성에 집중한다고 생각하는 직원의 적극적 비몰입 비율은 22%였다.
적극적 비몰입 직원의 특징은 항상 반대하고 문제를 제기하지만, 해결할 의지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부정적인 견해에 대해 솔직히 말하기보다 공공연히 불만을 행동으로 나타낸다. 다른 사람들까지 부정적으로 몰아간다. 리더가 직원들과의 일상적인 교류 속에서 그들의 강점을 발견하고 격려하는 기회를 가져야 하는 이유다.
기업은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면 평가, 리더십 평가 등 다양한 진단을 한다. 이는 대부분 가장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가를 발견해서 개선할 방안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런 접근으로는 한계가 있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특별한 강점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가진 강점에 성장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경영학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 역시 “사람은 오직 자신의 강점으로만 성과를 올릴 수 있다”며 “약점 기반으로는 성과를 올릴 수 없다”고 진단했다.
안상희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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