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원계 기술 제공 등 배터리 협력은 고려 안해
[ 남윤선 기자 ] 삼성전자는 중국 비야디(BYD)에 출자하는 주요 목적이 반도체 등 전장부품 공급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15일 설명했다.
전기자동차 부품은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가 공동 개발하는 게 일반적이다. 기존에 있던 내연기관 자동차에 쓰이는 부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부품사와 완성차 업체가 처음부터 함께 개발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한 모델을 개발하는 데는 보통 수천억원 이상이 들어간다.
이 같은 거대 프로젝트의 핵심 부품을 공동 개발하려면 단순한 공급·구매 관계로는 불가능하다. 양사가 핵심 기술 등을 완전히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BYD에 거액을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보다 앞서 전장부품 사업에 뛰어든 LG전자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과 전기차용 핵심 부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단순히 부품을 제조해 공급하는 게 아니라 양사가 자본을 같이 투입해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하는 이미지 센서 등에서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가 무인차로 진화할수록 이미지 센서는 점점 더 필요하다. 삼성과 BYD는 전기차, 나아가 무인차에 최적화한 각종 반도체를 공동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BYD는 삼성에 스마트폰 금속 커버 등을 공급하는 협력사이기도 하다. 삼성이 지분 투자를 통해 핵심 부품 공급사와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계산도 했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 나온 자동차용 배터리 부문 협력 가능성에 대해 삼성전자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BYD는 세계 1위 전기자동차 업체다. 배터리는 전량 BYD 계열사가 제조한 것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삼성SDI 등이 제조하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떨어진다.
업계에선 이번 지분 투자를 계기로 삼성이 삼원계 기술을 BYD에 전수하고 대신 BYD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 아니냐고 관측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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