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거래대금, 코스피 추월하기도
[ 김동욱 기자 ]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잇따라 유가증권시장을 웃돌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동반 반등하며 나란히 ‘코스피 2000·코스닥 700 고지’에 올랐지만 거래 측면에선 코스닥시장이 유가증권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반도체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 부품주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실적 개선의 ‘낙수효과’를 누릴 것이란 기대가 코스닥시장 거래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이 키운 코스닥 거래대금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 하루 거래대금은 올초보다 1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1~5월 하루 2조8000억~3조5000억원을 오가던 코스닥의 하루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15일까지 평균 4조243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평균 3조986억원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36.96%나 늘어난 규모다.
‘형님’ 격인 유가증권시장보다 거래대금 규모가 앞서는 날도 늘고 있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보다 많았던 날은 총 여섯 차례. 이 중 다섯 번이 이달 발생했다. 지난 4일과 5일, 7일, 14일, 15일에 유가증권을 앞질렀다.
이 같은 코스닥시장의 거래 활황은 브렉시트 이후 대외변수 영향을 적게 받아 외국인과 기관 수급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코스닥시장으로 개인 매수세가 쏠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11거래일 중 9거래일 동안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누적 순매수 4253억원)에 나서며 코스닥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달 들어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3.73%로 코스피지수 상승률 2.38%를 웃돈다.
투자자 끄는 실적 개선 ‘온기’
코스닥시장에 개인투자자가 몰리는 또 다른 이유는 ‘실적 개선’이다. 코스닥시장의 주력을 이루는 정보기술(IT) 관련 중소형주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올 2분기 8조원대 영업이익이라는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주요 부품주와 장비주에도 온기가 확산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반도체 웨이퍼 장비 업체인 로체시스템즈는 이달 들어 51.66% 올랐다. 또 다른 웨이퍼 장비 업체 싸이맥스도 같은 기간 29.06% 상승했다. 네패스나 유니테스트 주성엔지니어링 등 주요 반도체 장비주도 이달 들어 1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아이엠텍 세코닉스 바텍 같은 주요 휴대폰 부품주도 오름세다.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과 증시에 상장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가전업종 기업의 영업이익 간 상관관계는 평균 0.65에 달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코스닥시장 중소형주의 실적까지 견인 求?효과가 기대된다”며 “반도체 및 OLED 관련 종목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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