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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총 1조원 규모의 헤지펀드 투자를 맡길 재간접펀드(펀드오브펀드) 운용사로 블랙록과 그로브너를 선정한 국민연금은 운용사 선정 시 지식 공유(knowlege transfer)를 펀드 성과 못지않게 중요한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운용사 선정 과정을 잘 아는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5일 "이번에 처음 헤지펀드 투자를 시작한 국민연금이 앞으로도 헤지펀드에 대한 자산 배분을 늘려가야 하기 때문에 내부 역량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운용사를 선정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운용자산 100억 달러 이상의 대형 펀드오브펀드 운용사 15~16개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한 후 이 중 블랙스톤, UBS, 블랙록, 그로브너 등 4개 회사를 숏리스트에 포함시킨 것으로 안다"며 "이 중에서 각 헤지펀드 매니저들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연금과 공유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블랙록과 그로브너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라고 낯灼杉?
이 관계자는 "보통 헤지펀드들은 투자 전략 등 정보를 잘 공개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펀드오브펀드가 개별 펀드들의 정보를 얼마나 얻어올 수 있는지, 펀드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얼마나 많이 축적하고 있으며 이를 국민연금과 얼마나 기꺼이 공유할 것인지 등이 중요한 기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운용사 선정 과정에 정통한 다른 업계 관계자도 “숏리스트에 포함됐던 4개 회사 중에 운용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두 곳을 뽑은 것은 보통 규모가 적은 운용사일수록 출자한 기관(LP)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스티튜셔널인베스터의 2016년 펀드오브헤지펀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블랙스톤과 UBS는 AUM 기준으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로브너와 블랙록은 각각 5위와 8위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해 2월 투자규정을 변경해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투자자산 다변화를 통해 위험 대비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다. 지난 4월에는 운용성과를 평가할 기준(벤치마크)도 마련했다. 헤지펀드리서치인덱스(HFRI) 펀드오브펀드 지수에 50%, 미국 국채 90일물 수익률에 4.5%포인트를 더한 수치에 50% 가중치를 둬 아래와 같이 산정했다.
[HFRI FoF Composite Index * 0.5] + [(미국 국채 90일물 수익률 + 4.5%) * 0.5]
국민연금은 올해말이나 내년초 1조5000억원 규모로 펀드오브헤지펀드에 추가 출자할 계획이다. 기금운용위원회가 설정한 헤지펀드 투자 규모 상한선(전체 운용자산의 0.5%로 현재 약 2조5000억원)을 채우기 위해서다. 향후 상한선이 상향 조정되면 재간접펀드가 아닌 단일 펀드 투자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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