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전면개각" 요구
우병우 "김정주, 모르는 사람…민형사상 책임 물을 것"
넥슨도 "정상 거래" 해명
8월 초 예상되는 개각 폭, 당초보다 커질 가능성
[ 장진모 / 은정진 기자 ] 넥슨코리아가 박근혜 정부 실세로 꼽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 부동산을 진경준 검사장의 주선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는 18일 “우 수석의 장인이 네 명의 딸에게 상속한 서울 강남역 인근 부동산을 2011년 3월 넥슨코리아가 1325억9600여만원에 매입했으며 이 거래를 진 검사장이 주선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2년 넘게 팔리지 않은 이 부동산을 넥슨이 사줬다는 의혹 제기다.
넥슨코리아는 진 검사장에게 주식 등을 제공해 126억원의 주식 대박을 터뜨리게 해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사장(사진)이 세운 회사다. 진 검사장은 우 수석의 서울대 법대·사법연수원 2년 후배로 넥슨 주식을 불법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현역 검사장 최초로 구속됐다.
우 수석은 이날 자료를 내고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우 수석은 “김정주 씨와는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전화통화도 한 번 한 적 없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부동산은 처가에서 부동산 중개업체를 통해 정상적으로 매매한 것”이라며 “10억원에 가까운 수수료를 냈고 증빙서류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후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조정 신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명예훼손죄로 고소장 제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조선일보 편집국장 및 해당 기자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우 수석의 이 같은 즉각적인 법적 대응은 자칫 의혹이 커질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넥슨도 이날 해명 자료를 내고 “사옥 부지를 알아보던 중 리얼케이프로젝트 산하 부동산 시행사를 통해 해당 부지를 소개받아 2011년 3월 매입했다”며 “소유주나 소유주 가족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거래가 진 검사장이나 우 수석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 수석 관련 의혹에 대해 “(우 수석의) 법적 대응 과정에서 진상이 상당 부분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장 수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그러나 진 검사장의 뇌물수수 혐의 맑淡?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커다란 충격과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 말씀을 드린다”며 “법무장관인 나 스스로도 한없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사과했다.
야당은 공세에 나섰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권력기관 도처에 널려 있는 우병우 사단이 먼저 제거돼야 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전면 개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전면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빨리 이행하고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국민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한 때”라고 촉구했다. 8월 초로 예상되는 개각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개각 폭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초 ‘원년 멤버’인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윤성규 환경부 장관 등 이른바 ‘장수 장관’을 중심으로 4~5개 부처가 개각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장진모/은정진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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