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 ARM 인수…손정의, IoT 패권 확보 승부수 던졌다

입력 2016-07-18 17:50  

영국 ARM, 세계 스마트폰 AP 95% 설계


[ 노경목 기자 ] ARM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칩의 회로 설계도를 제작하는 회사다. ARM이 설계도를 만들면 삼성전자나 애플, 퀄컴 등은 그걸 사와서 스마트폰 구동의 핵심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생산한다. 설계만 하고 칩은 제조하지 않아 칩리스(chipless)업체로도 불린다.

전자제품에서 ARM의 설계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세계 스마트폰의 95%, 태블릿PC의 85%가 ARM의 설계를 바탕으로 제작한 AP를 채택했다. 저장장치도 90%를 점유하고 있고 차량제어, 사물인터넷(IoT) 등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PC에 들어가는 중앙처리장치(CPU)를 독점하는 인텔과 비교해 매출은 36분의 1 수준이지만 영향력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는 손정의 사장(사진)이 지난달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이후 던진 첫 번째 승부수라는 의미가 있다.

ARM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모바일 게임업체 슈퍼셀 지분을 중국 텐센트에 90억달러(약 10조원)에 매각했다. 알리바바와 겅호온라인 지분도 매각해 22조원을 확보했다.

이미 부채 규모가 12조엔에 이르는 소프트뱅크가 ARM을 매입한 이유는 IoT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신업을 모태로 하는 소프트뱅크는 IoT기술을 통해 통신 서비스와 하드웨어를 결합할 수 있다. IoT시대에는 스마트폰으로 갖가지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만큼 ARM의 모바일AP 설계기술이 지닌 가치는 더 커진다.

반도체 업체들은 ARM을 인수한 소프트뱅크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ARM의 설계를 반도체 업체들이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ARM의 가치가 높아진 만큼 특정 업체에만 공급해 생태계를 파괴하기는 힘들다”며 “당장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사업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소프트뱅크가 ARM을 다른 곳에 되팔 때다.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는 사들인 기업의 가치를 높여 비싸게 되파는 방식으로 덩치를 키워왔다”며 “특정 반도체 업체에 ARM을 팔면 ARM의 설계도 이용에서 배제되는 업체들이 나타나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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