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권의 작심 비판…"구조조정 조선사 파업, 누구도 납득 못해"

입력 2016-07-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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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현대중공업 연대파업

"현대차 노조의 승진거부권 요구는 '갑 중의 갑' 행태
생산성은 해외공장보다 낮은데, 자존심 상하지 않나
상위 10% 노조가 90% 중기·비정규직 아프게 해서야"



[ 백승현 기자 ]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8일 “(구조조정 중인) 조선업체가 자동차 노조와 연대해 파업에 나서는 것은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하반기 고용노동정책 브리핑’에서 20, 22일 총파업을 예고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와 19일부터 동반 파업을 선언한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노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반기 고용노동정책은 대·중소기업 격차 해소와 노동시장 제도·관행 개선, 고용서비스 혁신 등 세 가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한 이 장관은 1시간 남짓 이어진 브리핑 시간의 상당 부분을 노동계 파업에 대한 비판과 자제를 촉구하는 데 할애했다.

이 장관은 노동계가 준비 중인 파업을 ‘기획 파업’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상위 10%인 대기업·공공기관 중심의 노조가 시민에게 불편을 주庸?沮?도심에서 파업하는 것은 90%에 해당하는 중소기업,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더욱 아프게 하는 행위”라며 “하루빨리 자구노력을 해 경쟁력 있는 수주를 해야 하는 조선업이 동반 파업에 나서는 것은 고용 불안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 노조에 대해서는 ‘작심 비판’을 했다. 이 장관은 “평균 연봉 9700만원에 자녀 세 명의 대학 등록금까지 지원받는 현대차 노조가 임금을 7% 이상 올려달라고 하고 회사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지금 받는 처우가 자신들의 노력 덕분인지, 2·3차 협력업체 근로자가 노력한 대가를 가져가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가 일반직이나 연구직 등의 ‘승진 거부권’을 요구한 것에는 “현대차 노조가 ‘갑 중의 갑’이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요구안을 통해 노조원 자격이 없어지는 과장으로의 승진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해 논란을 빚고 있다.

해마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도 생산성 개선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노조의 태도도 문제 삼았다. 이 장관은 “현대차는 국내외 공장의 인건비 비교는 차치하더라도 해외 공장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며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현대차가 ‘동생뻘’ 되는 해외 공장보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생산성은 떨어지면서 협력업체의 ‘희생’을 담보로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매년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는 지난 16일 결정된 내년 최저임금(시급 6470원)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률(7.3%, 440원)은 정부의 소득격차 해소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기본 임금인상률(3.7%)에 노동시장 격차 해소분(2.4%), 협상 배려분(1.2%)이 더해진 수치다. 그는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의 기준이 되는 경제성장률과 임금인상률이 5~7%에 달했다”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노동시장 격차 해소와 협상 배려분 등 소득분배 개선분이 3.6%나 반영된 것은 소외계층의 생계 안정과 격차 해소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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