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현대중공업 노조, 23년 만에 동시 파업

입력 2016-07-19 11:31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19일 동시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두 노조의 동시파업은 1993년 '현대그룹노조총연맹(현총련)' 연대파업 이후 23년 만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이날 1·2조 근무자 총 2만8000여명이 각 2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중 노조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진전이 없어 구조조정 대상 부서 인원 일부가 파업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22일까지 4일 연속, 현대중 노조는 이날과 20일, 22일 각각 파업을 예고했다. 이번 주에만 3차례 동시파업이다.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과 백형록 현대중 노조위원장은 이날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노조는 파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연대파업과 동시 파업이 필요하다고 결정되면 언제든지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원들은 파업이 시작되면 사업부별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연 뒤 퇴근한다.

현대차 측은 "노조가 하루 총 4시간 파업하면 자동차 1700여대를 만들지 못해 390억원 상당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노조는 임협에서 ▲기본급 7.2% 15만20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연구직 조합원(8000여명)의 승진 거부권 ▲해고자 복직 ▲통상임금 확대와 조합원 고용안정대책위원회 구성 ▲주간 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 보전 등을 요구했다.

회사는 ▲임금피크제(현재 만 59세 동결, 만 60세 10% 임금 삭감) 확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조항 개정 ▲위기대응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 등을 노조에 요구했다.

현대중 노조도 오후 2시부터 3시간 파업한다.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이 진척이 없는 데다 회사 구조조정까지 겹치자 현대차와 나란히 파업에 나섰다. 분사 구조조정 대상인 설비지원사업 부문이 선두에 선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전체 1만5000여명 조합원 가운데 설비지원사업 부문의 조합원 700여명만 파업에 참여해 생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분사에 동의한 절반 이상의 조합원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의 올 임단협 요구안은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퇴직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매월 임금 9만6천712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이다.

사측도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단체협상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선택적 근로 시간제 및 재량 근로 실시 등을 노조에 요구했다.

현대차 측은 "충분한 대화도 하지 않고 또다시 관행적인 파업을 하는 것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악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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