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경 기자 ]
노사가 화합해 안전한 산업현장을 만들고, 나아가 울산 경제가 활력을 되찾길 바라는 응원의 클래식 무대가 19일 펼쳐졌다.
마에스트로 금난새 음악감독이 이끄는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한경필)가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연 ‘한경필 노사한마음안전콘서트’에서다. 객석을 가득 메운 울산지역 사업장 및 관공서, 기업 담당자와 가족 1300여명은 한경필의 힘차고 박진감 넘치는 음악이 끝날 때마다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첫 곡은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 전주곡’으로 강렬하게 시작했다. 투우사의 입장 행진을 알리는 선율이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이어 빅터 허버트의 오페라 ‘말괄량이 마리에타’ 중 톡톡 튀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이탈리아 거리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익살스러운 멜로디와 소프라노 강혜정의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고음에 관객들은 어깨를 들썩였다.
친근한 아리아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손으로 박자를 맞추며 연신 흥얼거렸다. 테너 나승서는 에두아르도 디 카푸아의 ‘오 솔레미오’를 불렀다. 그는 ‘오 나의 태양이여, 그것은 빛나는 너의 눈동자’란 내용의 이 곡을 햇살 가득한 날을 만끽하는 듯한 따스한 목소리로 열창했다. 바리톤 강동원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를 열정적이면서도 자유분방한 느낌으로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색소포니스트 김태현의 연주도 인상적이었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신예 김태현은 헝가리 무곡인 페드로 이투랄데의 ‘페케나 차르다’를 화려한 음색으로 선보이며 분위기를 압도했다.
마지막은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번 4악장’으로 장식했다. 한경필은 지독한 운명 앞에서도 이를 극복하고 희열에 가득 찬 듯한 느낌으로 강렬한 끝맺음을 선보였다. 관객들은 ‘브라보’를 외치며 기립 박수를 보냈다. 앙코르에선 깜짝 해프닝을 선보였다. 리로이 앤더슨의 ‘고장난 시계’란 곡을 연주하던 중 한 연주자가 알람 소리를 냈다. 그러자 금난새 음악감독은 ‘시끄러우니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투덜대며 나간 연주자는 관객들의 박수와 함께 다시 깜짝 등장, 큰 웃음을 자아냈다.
금난새 음악감독은 “국내 대표 산업도시 울산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클래식으로 시민에게 위안을 주고 활력을 불어넣는 무대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공연을 관람한 최현희 씨(37)는 “웃음과 감동이 가득한 클래식 무대였다” 고 소감을 전했다.
울산=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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