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뻔했다"…총파업 뿌리친 한진중공업 노조

입력 2016-07-20 18:48  

"머리띠 두른다고 조선위기 해결되나"
민노총은 총파업 강행



[ 도병욱 기자 ]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이 20일 열린 조선회사 노조 공동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파업이 조선산업의 위기를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득권 노조’의 파업에 명분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중대형 조선사 노조 가운데 자발적으로 공동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곳은 한진중공업이 유일하다.

김외욱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선업계 전체가 ‘수주절벽’ 등 위기에 빠졌고, 우리가 파업을 한다고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조선사 노조 공동파업에 이런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도 강경투쟁 대신 회사를 살리는 데 전념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도 회사에 위임했다. 조선업 불황을 노사가 합심해 극복하자는 취지에서다. 1937년 회사 창립 이후 처음이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한때 ‘강성 노조’의 대명사였다. 2010년 12월 일감 부족으로 회사가 생산직 400명의 희망퇴직을 추진하자 노조는 곧바로 파업에 들어갔다. 이듬해에는 309일간의 ‘타워크레인 농성’과 다섯 차례의 ‘희망버스’ 시위가 이어졌다. 노사는 그해 11월 극적으로 정리해고에 합의했다. 노조의 변신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2012년 정치적 노동운동 및 투쟁 만능주의와의 결별을 선언한 새 노조가 구성됐다. 전체 조합원 701명 중 571명이 기존 노조(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를 탈퇴해 새 노조에 가입했다.

교섭권을 가진 대표 노조가 된 새 노조는 외국 선주에게 “납기 준수와 품질 보장을 약속할 테니 배를 발주해달라”는 탄원서를 보낼 정도로 회사 경영을 지원하고 있다. 5년 연속 무파업 기록도 세웠다. 노조 관계자는 “극심한 노사 갈등으로 이익을 본 사람은 조합원이 아니라 외부 세력과 정치인이었다”며 “이 과정에서 ‘회사가 살아야 근로자도 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노동조합을 주축으로 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총파업에 들어갔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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