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산업 '무르익는' 경북 영천

입력 2016-07-21 18:11  

9년새 생산량 두 배로…와이너리 체험 관광객 3만명 돌파

'신의 물방울'로 물든 영천
국내 생산 35% 차지 '1위'
포도 재배 면적도 1위
와이너리 소득 연 1억 넘기도

영천시, 와이너리 추가 신설
경마공원과 연계관광 추진



[ 오경묵 기자 ]
‘씨엘(CIEL)’ ‘위(WE)’ ‘고도리’ ‘오계’ ‘까치락골’ ‘블루썸’ ‘뱅코레’ 등. 국내 1위 와인 도시로 성장한 경북 영천을 대표하는 와인 브랜드다. 18개 와이너리가 있는 영천에는 공동 브랜드 ‘씨엘’을 포함해 모두 18개의 와인 브랜드가 있다. 와인 생산량은 연간 360kL로 국내 1위다.

영천이 포도농가의 소득 증대를 위해 육성한 와인산업이 10여년 만에 충북 영동, 전북 무주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 국내 와인사업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영천시는 영천농업기술센터의 와인터널을 관람한 뒤 포도 수확에서부터 와인 제조 체험을 하는 와인투어를 23일부터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영천시는 와인 생산과 와이너리 체험을 관광 상품화해 농가 소득원을 다양화하고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영천 포도 주품종인 마스컷밸리A(일명 머루포도)는 전체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데 당도가 높아 와인 제조용으로 적합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영천시의 포도농가는 5500가구에 이른다. 재배면적 2268ha(전국 14%), 생산량 4만1000t(전국 15.8%)으로 모두 전국 1위다. 영천시는 여름 한철에만 소득을 올리는 포도농가의 애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04년부터 포도농가 지원 및 와인산업 육성, 와이너리 체험관광을 시작했다.

농민들은 2007년 캠밸어리 포도 48t을 생산해 와인 6만병을 처음 출시한 뒤 ‘영천 와인’ 선포식을 열고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영천시는 와인 생산과 홍보를 위해 매년 농가 등 75명을 대상으로 와인학교를 운영한다. 대학교수를 초빙해 양조 및 소믈리에 교육을 하고 있다.

와인제조 기술을 익히고 주류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해 2008년 2개이던 와이너리는 올해 18개로 늘어났다. 와인 생산량은 지난해 360kL로 국내 전체 생산량의 35%를 차지해 1위로 올라섰다. 2007년 12만병에서 지난해 27만병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와이너리는 충북 영동이 46개로 가장 많지만 와인 생산량(2014년 기준)은 영천(336kL)이 영동(260kL 무주(220kL)보다 많다.

류경규 영천농업기술센터 와인식품연구팀장은 “와이너리 18개 중 5개가 연매출 1억원 이상을 올린다”고 말했다. 신규 와이너리와 체험관광 운영을 준비하고 있는 농가도 50여곳에 이른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최봉학 고도리 와이너리 대표는 “예전에는 여름 한철에만 소득이 발생償嗤?지금은 와인 판매와 체험관광으로 연중 수입이 나온다”며 “최근 들어선 외국인들도 찾아와 와인 맛을 보고 감탄한다”고 소개했다. 영천의 와이너리 관광객은 2010년 9000명에서 지난해 3만명으로 증가했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앞으로 와이너리를 100개로 늘려 세계적인 와인 산지를 만들겠다”며 “2018년 조성될 영천 렛츠런파크(경마공원)와 연계해 국내 최고 와인 빌리지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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