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로 농산물값 떨어져
라니냐 등 따라 반등 가능성도
[ 고은이 기자 ] 달러 강세와 곡물 재고량 증가로 국제 농산물 가격 오름세가 꺾이면서 상반기까지 짭짤한 수익을 올렸던 농산물펀드가 고전하고 있다.
22일 밀 옥수수 등 여러 농산물에 분산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TIGER 농산물선물(H)’은 전날보다 0.32% 내린 62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상반기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7285원(6월9일)까지 상승했지만 지난달 말부터 내림세로 전환된 뒤 최근 한 달간 12% 하락했다. ‘KODEX 콩선물(H)’도 이날 0.51%, 한 달간 10% 떨어졌다. ‘신한 옥수수 선물 ETN(H)’은 이날 1.7%, 한 달간 16% 내렸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보통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국제 농산물 가격이 떨어진 영향이다.
국내 농산물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농산물펀드 8개의 한 달 평균 수익률은 -6.12%를 기록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연말을 전후해 부각될 여지가 있고 국제 유가의 조정 가능성도 높은 만큼 곡물 가격이 반등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 ? 달러가 강세였던 2014년 하반기에도 곡물 가격이 급락했다는 설명이다. 유가가 내리면 바이오디젤 수요가 감소해 농산물 가격이 더 하락할 수도 있다.
반면 가을부터 라니냐(La Nina: 태평양 수온이 평균보다 낮아지는 현상) 가능성과 최근 가격이 하락한 농산물을 싼값에 사들이려는 수요가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곡물 가격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라니냐로 작황이 악화되면 저가 매집 수요가 몰려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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