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에 대해선 군(육·해·공군), 관(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방위사업청 등), 민(방산업체) 등이 제각각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아 누군가가 조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특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기 개발 및 도입, 운영, 관리 등을 각기 다른 부처에서 맡다 보니 지휘 체계에 혼선이 커 컨트롤타워가 필요하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방산진흥확대회의를 36년 만에 부활시키는 방안은 방산 규제 개혁을 위한 ‘극약처방’으로 해석된다.
1970년대 당시 이 회의는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고, 국무총리,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재무부·국방부·상공부·과학기술처 장관을 비롯해 감사원장, 합참의장 및 3군 총장, 청와대 비서실장 및 수석비서관, 방산업체 대표들이 모두 참석하는 비중 있는 회의였다.
방산업계는 그동안 성장에 걸림돌이 된 △군의 과도한 작전 요구 성능(ROC) △1970년대부터 지속된 원가 관리 규제 △기술보다 가격 경쟁만 부추기는 최저가 입찰제 등 세 가지 규제를 가장 먼저 손볼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서우덕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교수는 “과거 경제부처 출신들이 군 정책을 좌우할 때 시장경제 원리를 강조하며 최저가 입찰제도를 도입했다”며 “방위산업은 수요자가 정부 한 곳이어서 시장경제 원리대로만 움직이지 않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또 “ROC도 세계 최고 수준만 고집할 게 아니라 우리 실정에 맞게 충족 요건을 밴드화(구간)하거나 허용 오차범위를 정하는 등 기술적으로 개선할 방법이 많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업계 의견을 수렴해 오는 8~9월 방산 관련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10월 초순께 열리는 방산진흥확대회의에는 정부와 방산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안대규/정태웅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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