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토종 PEF, O2O 서비스업 첫 투자

입력 2016-07-24 18:13  

JKL, 240억 투자…숙박 앱 '여기어때' 지분 17% 확보

낙후된 모텔업 업그레이드…'여기어때' 기업가치 높일 것
만화 매체 '레진코믹스'에 IMM도 500억원 투자
투자처 찾는 국내 PEF업계, 모바일 연계산업으로 '눈길'



[ 좌동욱 기자 ]
마켓인사이트 7월24일 오후 3시51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가 중소형 호텔과 모텔 등을 온라인으로 연계하는 모바일 숙박 앱(응용프로그램) ‘여기어때’에 240억원을 투자한다. 국내 PEF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중계하는 O2O(Online to Offline) 시장에 투자하는 첫 사례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JKL은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 구주와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24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JKL은 위드이노베이션 지분 17%가량을 확보하게 된다.

위드이노베이션은 여기어때와 호텔 예약 O2O인 호텔타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심명섭 대표가 2014년 창업한 지 2년여 만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JKL이 O2O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JKL은 그동안 자동차나 기계 부품 등 중소 제조업 분야 투자를 통해 탄탄한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JKL 관계자는 “모바일 기반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해 지난 1년간 면밀히 투자를 검토했다”고 말했다. JKL은 운용 중인 펀드 자산(3500억원)의 15%까지 모바일 서비스 투자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O2O와 같은 모바일 연계 산업에 대한 투자는 국내 PEF업계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PEF가 주로 투자하는 제조, 유통, 서비스 업종에 비해 잠재 성장력이 크지만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해 투자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철민 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 부대표는 “O2O 산업은 PEF보다는 소규모 분산 투자에 강점을 가진 벤처캐피털(VC)에 유리한 시장”이라며 “PEF가 투자할 정도로 덩치가 큰 업체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PEF업계 ‘빅3’ 중 하나인 IMM PE가 지난달 모바일 만화 매체 ‘레진코믹스’로 알려진 레진엔터테인먼트에 500억원을 투자하자 모바일산업 투자가 PEF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IMM PE는 레진엔터테인먼트 지분 19%를 보유한 3대 주주로 올라선다.

국내 PEF 투자가 물꼬를 트면서 모바일과 관련 서비스 산업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IMM PE는 재무 및 경영 지원을 통해 레진코믹스의 해외 유료 독자를 늘리고 영화·드라마 등 2차 콘텐츠 판매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JKL은 낙후한 국내 모텔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여기어때의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VIG파트너스가 투자한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닷컴’처럼 연관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사례도 있다. 해외 PEF 운용사들도 적극적으로 국내 모바일 기반 산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PEF 계열사를 통해 2014년 배달의 민족(음식배달 O2O 업체), 2015년 직방(부동산 O2O)에 각각 400억원과 380억원을 넣었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파트너스는 지난해 전자상거래 업체 티켓몬스터 경영권(지분 59%)을 5000억원에 인수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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