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훈 기자 ] 하림그룹이 지난해 팬오션을 인수할 때 빌린 5년 만기 인수금융(기업 인수용 대출)을 조기 상환한다. 팬오션과 하림홀딩스 지분을 담보로 3300억원을 대출받아 기존 차입금을 갚을 예정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을 팬오션 인수금융 차환 거래 주선사로 선정하고 33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모집에 나섰다. 주선사들은 신규 대출에 참여할 대주단을 물색하고 있다.
하림은 지난해 팬오션(옛 STX팬오션)을 인수하면서 이 회사 경영권 지분을 담보로 국내 금융회사에서 568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중 단기대출(브리지론)을 포함해 2380억원의 차입금은 배당 등을 받아 상환했다. 이번 차환 거래는 남은 3300억원의 인수금융을 갚기 위한 것이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대출금리를 기존 연 5%에서 3%대 초반으로 낮추기로 했다. 팬오션 주가가 하림의 인수 당시에 비해 50%가량 올랐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다. 대신 대출기간은 1년으로 짧게 설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팬오션 주가가 오르고, 신용 보강 차원에서 하림홀딩스 지분이 추가로 제공됐기 때문에 이번 차환 거래의 담보 가치는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팬오션 공동 인수자로 참여했던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는 이번 인수금융 차환 작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10%가 넘는 팬오션 지분을 1700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연기금으로부터 700억원을 인수금융 형태로 조달했다. 1000억원은 기존 펀드를 통해 투자했다.
JKL 관계자는 “PEF는 통상적으로 펀드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인수금융 금리를 낮추는 차환 작업을 한다”며 “팬오션 투자는 인수금융과 펀드에 출자한 연기금 구성이 비슷하기 때문에 굳이 차환 거래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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