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눈물의 1초 NO!'…티쏘, 0.001초 '찰나의 승부'를 기록하다

입력 2016-07-31 15:01   수정 2016-07-31 15:02

구간별 기록 더해 우승 가리는 경기
육안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많아
정교한 시간 계측·카메라 판독이 중요

농구·럭비·펜싱·아이스하키까지…
80여년간 스포츠 '타임키퍼'로 활약



[ 파리=강진규 기자 ]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 3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21번째 샹티~파리 구간의 레이스에서 결승선을 500m를 앞두고 5위로 처져 있던 독일의 안드레 그라이펠이 마지막 힘을 짜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라이펠의 속력은 수초 만에 50㎞/h에서 63㎞/h까지 높아졌다. 그는 결국 다른 경쟁자를 모두 제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대회의 공식 타임키퍼인 티쏘가 결승선에 설치한 1초에 1000프레임을 찍는 카메라로 판독한 결과 2위를 차지한 러시아 선수 피터 사간과의 격차는 자전거 바퀴 반 개 차이에 불과했다.

투르 드 프랑스는 103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다. 올해는 35개국 198명이 출전해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등에서 3주간 3519㎞를 달렸다.

투르 드 프랑스는 구간별 레이스 기록을 더해 종합우승을 가린다. 단순히 시간을 측정해 더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계측 방식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순위가 달라도 같은 그룹에 있으면 공동으로 기록을 부여하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수초가 뒤졌더라도 1위와 같은 그룹으로 연달아 들어온다면 1위와 기록이 같아진다.

반면 순위 차이가 한 계단에 불과해도 그룹이 다르면 수분까지도 기록이 뒤처진다. 정확한 계측과 사진 판독을 통해 그룹을 나누는 것이 순위를 크게 좌우한다. 산악지역의 기록만을 합산하거나 별도로 정한 스프린트 구간에서의 성적만을 고려해 시상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투르 드 프랑스는 시간을 관리하는 타임키퍼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대회다. 올해 공식 타임키퍼를 맡은 티쏘는 정밀한 시간 계측을 위해 다양한 장비를 도입했다. 경기용 트랙에 각종 센서를 설치하고 선수들이 타는 바이크에 중계기를 연결해 구간별로 다양한 상황에 대한 시간 정보를 전달했다. 결승선에 설치한 카메라는 이번 대회 21번의 레이스 중 세 번이나 우승자를 가리는 역할을 했다. 육안이나 기록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순위를 1초에 1000프레임을 찍는 카메라로 가려냈다. 4구간에서 1위와 2위 간 격차는 단 4㎜에 불과했다.

티쏘가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던 것은 약 80년간 각종 스胎?대회의 타임키퍼로 활동한 경험 덕분이다. 티쏘는 1938년 스위스 빌라 지역에서 개최한 스키 대회의 시간 계측을 시작으로 스포츠 타임키핑 분야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미국프로농구(NBA)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NBA디벨로프먼트리그, 국제농구연맹(FIBA), 럭비 6개국 챔피언십, 유러피언 럭비 챔피언 및 챌린지컵, 펜싱 세계선수권대회,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의 타임키퍼를 맡고 있다. 인천에서 열린 2014년 아시안게임의 타임키퍼도 티쏘였다.

티쏘는 사이클 등 레이싱 대회를 주관하는 아모리스포츠협회와 손잡고 올해부터 5년간 투르 드 프랑스를 비롯해 ‘파리-니스’ ‘파리-투르’ ‘라 플래시 왈론’ ‘부엘타 아 에스파냐’ 등 다양한 대회의 타임키퍼로 활동할 계획이다. 티쏘가 투르 드 프랑스 타임키퍼를 맡은 것은 1992년 이후 약 15년 만이다. 프랑수아 티에보 티쏘 사장은 “세계 최고 권위 사이클 대회의 공식 타임키퍼로 다시 선정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티쏘의 기술력과 명성을 또 한 번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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