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D-5] 느슨해진 규제…'앰부시 마케팅' 기지개

입력 2016-07-31 18:14  

기업들 '광고효과' 머리싸움

공식 후원사 아니어도 개별 후원 선수 통한
올림픽 마케팅 부분 허용…언더아머·아디다스 등 '희색'

일반인이 "리오" 외치는 기아차 '콜 리오' 캠페인
중남미서 개막과 함께 시작



[ 최진석 기자 ]
오는 6일 개막하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맞아 기업들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간에는 올림픽 마케팅 ‘머리싸움’이 시작됐다. 몇몇 기업에 올림픽 로고 사용권을 주면서 거액의 돈을 받은 IOC가 올림픽 기간 중 ‘앰부시(ambush) 마케팅’ 단속에 나서기 때문이다. 앰부시 마케팅은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서 교묘한 방법으로 스폰서인 것처럼 활동해 광고효과를 올리는 기법이다. IOC는 ‘올림픽 헌장 40조’를 통해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올림픽 기간에 올림픽 로고와 마스코트는 물론 올림픽 개최 도시명을 광고에 활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리우올림픽 기간에는 이전 대회보다 비공식 후원사의 올림픽 마케팅 활동이 활발할 전망이다. IOC의 규제가 일부 완화됐기 때문이다.

31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칠레, 콜롬비아, 페루 등 중남미 주요 3개국에서 ‘리오(한국명 프라이드)’ 차종을 활용한 앰부시 마케팅을 올림픽 개막과 함께 시작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IOC 규제를 피하기 위해 기업이 아니라 일반인이 ‘리오’를 외치는 ‘콜 리오(Call Rio)’ 캠페인을 기획했다. 올림픽 기간 중 사람들이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본인 계정에 ‘리오’를 외치는 짧은 영상을 올리면 인기 ‘톱10’ 영상을 선정해 1박2일간 시승 기회를 줄 계획이다. 이들 중 시승기를 가장 잘 쓴 1명에게 리우 여행권을 준다.

앰부시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들은 꼼꼼한 전략을 짜야 한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LG전자는 ‘런던올림픽을 LG 스마트 TV로 즐기라’는 내용을 담은 TV 광고를 내보냈다가 IOC의 지적을 받고 중단한 뒤 수정해 내보내기도 했다.

런던올림픽 때에는 앰부시 마케팅을 엄격하게 단속했지만 이번 올림픽에선 공식 후원사가 아니어도 공식적으로 올림픽 마케팅 활동을 할 길이 열렸다. IOC가 올림픽 대표선수 등을 개별 후원하는 기업들도 IOC에 신고 후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헌장 40조를 일부 개정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IOC와 앰부시 마케팅 ‘숨바꼭질’을 하던 몬델레즈인터내셔널, 제너럴밀스, 언더아머, 아디다스, 게토레이 등이 혜택을 보게 됐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는 ‘TOP(The Olympic Partner)’로 불린다. 리우올림픽에 참여하는 TOP 기업은 한국의 삼성전자를 비롯해 코카콜라, 아토스, GE, 맥도날드, 오메가, 파나소닉, 비자카드, P&G, 다우, 브리지스톤 등 11개사다. 이들 11개 기업이 IOC에 지급한 금액은 역대 최대인 11억달러(약 1조2200억원)로 추정된? 런던올림픽 후원금 9억5700만달러(약 1조700억원)보다 5.2% 늘었다.

■ 앰부시 마케팅

규제를 피해가는 마케팅 기법. 앰부시(ambush)는 ‘매복’을 뜻하는 말이다. 스포츠 대회의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광고 문구 등을 통해 행사와 관련 있는 업체라는 인상을 주면서 교묘하게 광고 효과를 올리는 판촉전략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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